현대차·기아에 직접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사들 중 중소·중견기업에 해당되는 237개 협력사의 2023년 매출액이 처음으로 90조원을 돌파했다. 이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240조원, 취업유발효과는 60만명에 달해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 가운데 중소, 중견기업 237개사의 지난 2023년 매출액은 90조2970억원으로 집계돼 2001년(21조1837억원)과 비교해 3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협력사의 2024년 경영실적이 최종 확정되면 연간 매출액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 부품 협력사 매출액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한국은행 산업연관표(2022년)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생산유발효과 237조8000여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55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유발효과는 60여만 명에 이른다.
협력사들의 성장은 현대차·기아가 본격적으로 성장궤도에 오른 시기와 관련이 깊다. 협력사 기업별 평균 매출액은 2001년 733억원에서 2013년 2391억원으로 늘었고, 2023년에는 3810억원으로 늘었다. 매출 1000억원 이상 협력사 비중은 2001년 62개사(21%)에서 2023년에는 160개사(68%)로 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기간 자본시장에 상장된 협력업체 수는 46개(2001년)에서 70개(2023년)로 늘었고,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에서 17조4000억원으로 11.6배 커졌다.
재무안정성을 보여주는 자산규모 확대와 부채비율 개선도 주목할 만하다. 협력사의 기업별 평균 자산규모는 2001년 509억원에서 2023년 3378억원으로 6.6배 증가했으며, 평균 부채비율은 152%에서 110%로 42%p포인트 낮아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협력사의 성장은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 증가에 따른 물량 확대와 현대차·기아 협력사라는 신뢰도를 활용해 다른 해외 완성차업체에도 공급량을 늘리는 등 다양한 매출원을 창출한 데 따른 결과"라며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완성차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협력사들의 지속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기아와 협력사와의 평균거래기간은 35년으로, 국내 중소 제조업체 평균(13.5년)의 약 3배다. 40년 이상 거래업체 비중도 36%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중소협력사를 위해 운영하는 금융상생협력 프로그램은 2조3708억 규모이며, 설과 추석 등 명절에는 2조원 이상의 납품 대금을 앞당겨 협력사들의 자금 운용을 지원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2·3차 중소 협력사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공급망 안정화 기금'과 △2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 △27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공동 프로젝트 보증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이나 저신용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공급망 안정화 기금'도 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유럽·인도·브라질·멕시코 등 글로벌 시장으로 생산공장을 확대하면서 협력사가 동반 진출한다는 점도 국가 자동차 산업 발전을 견인한다. 실제 1997년께 현대차·기아 동반 진출한 1·2차 협력사 수는 34개사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1차 협력사 309개사와 2차 협력사 381개사를 합해 총 690개사가 해외에 진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수출 활로를 뚫고 있다. 현대차는 이들이 해외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초기 안정적인 물량 제공과 해외 컨설팅, 현지 인허가 지원 등을 제공해 현지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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