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안전·신뢰성 확보 정책이 강화되는 한편, 자국 기업에 대한 각종 AI 규제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글로벌 규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AI기술의 신뢰성 확보를 목표로 산업 진흥을 선도하는 미국과의 기술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2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미국의 AI안전·신뢰성 정책 추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는 트럼프 2.0시대에는 AI 기술의 안전·신뢰성 확보를 강조하는 동시에 수출 통제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술 관리 강화를 통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AI가 자국의 안보와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 중요한 전략 과제임을 인식하고 관련 지침을 마련해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선 AI 이니셔티브 법을 제정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 정부 차원에서 AI 개발과 확산을 위한 행정명령을 추진했고, 국가 안보와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2.0 시대에선 AI 안전·신뢰성 확보 정책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정부에선 AI 기술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빅테들과 협력해 미국 중심의 AI 기술 패권을 확고히 하기 위함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AI 기술의 안전성과 책임 확보를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강력한 규제 조치를 취했지만, 트럼프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자국 기업들의 글로벌 AI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정책 방향성을 선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제정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 및 활용' 행정명령을 폐기했다.
더욱이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AI 인프라 투자 확장 계획을 내놓았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AI 인프라 확장에 5000억달러(약716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를 비롯해, 오라클, 일본의 소프트뱅크 등 3사가 합작한 투자 법인 '스타게이트'를 설립한다. 미국 내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해 초기 자금으로 1000억달러를 투입하고 향후 4년간 추가로 5000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스타게이트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도 파트너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 주도의 AI 경쟁 구도에 발맞춰 선제적 대응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국회를 통과한 AI 기본법이 글로벌 표준과 연계될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의 수출 통제와 기술 관리 강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보고서는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과 신뢰성 확보를 목표로 미국과의 기술 동맹을 강화하고, 국제 규제와 조화를 이루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AI 기술의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국내 스타트업과 기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포괄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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