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정부가 추경(추가경정예산)에 대대적인 인공지능(AI) 개발 지원 예산을 담아주시면 적극적으로 의논해 협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반도체지원특별법부터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중국 기업의 '딥시크(DeepSeek)' 공개를 언급하고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AI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도태되면 어쩌나 하는 국민들의 우려를 많이 듣고 있다"며 "대한민국 또한 국가적 명운을 걸고 AI 기술개발에 투자를 해야 하는 때"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가성비를 내세우는 딥시크의 등장은 '쩐의 전쟁'으로 흐르고 있던 AI개발 경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우리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도 동시에 도전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과 미래 먹거리를 키워내는 일에 있어서 정쟁과 정파는 있을 수 없다"며 "양보해야 하는 게 있다면 양보하겠다. 정부의 과감한 제안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연구자와 기업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개발과 투자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예산, 뛰어난 이공계 인재들이 의대가 아니라 과학기술 개발을 선택할 수 있는 장기 여건을 조성하는 예산 등 때를 놓치지 않고 시의적절하게 국가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 대표의 제안에 국민의힘은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당적이고 전정부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이 대표의 발언이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면 우선 국회에서 반도체지원특별법부터 협조하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AI기술을 외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반도체산업 지원은 외면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이 AI와 과학기술 발전에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지금 당장 반도체지원특별법을 비롯한 미래먹거리4법에 적극 협력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부터 정쟁을 멈추어야 한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정부에 추경안을 요청하기 전에 먼저 특검법과 탄핵을 이 순간 이후 멈추라"고 요구했다.
'미래먹거리 4법'은 반도체지원특별법과 전력망확충특별법, 고준위 방폐장법, 해상풍력특별법 등으로, 여야는 현재 2월 국회 처리를 논의 중이다.
특히 반도체지원특별법은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소득 전문직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등이 쟁점으로 노동계의 반발과 우려가 크다. 민주당은 3일 정책토론회를 열고 정책 조율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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