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박수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3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한국 수어, 세상과 소통하다’란 주제로 ‘제5회 한국 수어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양손을 펼쳐 손을 흔드는 ‘수어 박수’로 '수어의 날'을 환영했다. '수어의 날'은 한국 수어와 국어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공용어로 인정받게 된 '한국수화언어법' 제정(2016년 2월 3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농인들이 한국수어로 차별 없이 정보에 접근하고 당당하게 소통하고, 자유롭게 문화를 누리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유 장관은 “문체부는 한국농아인협회와 함께 농인들이 정부의 중요한 정책을 제때 알고 자유롭게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 수어 통역을 지원하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일상에서 농인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환경이 마련되려면 아직 사회 각 분야에서 더 많은 인식 개선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어가 농인의 생각과 가치관 문화를 세상과 연결하는 더 넓은 소통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뛰겠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공공수어통역사업, 수어영화사업, 한국어-한국수어 병렬 말뭉치를 통한 인공지능(AI) 수어 통역 지원, 수어영상도서사업 등 수어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김예지 의원(국민의 힘)은 “농인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수어 사용하시는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라며 “기념식은 우리 사회에 함께 사는 동료 시민들이 언어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관심을 제고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자리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어 사용자들이 더욱 자유롭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입법적으로 정책적으로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기념식에서는 한국수어 발전 유공자들을 격려했다. 올해 문체부 장관 표창은 이재호 충북농아인협회 제천시지회 지회장이 받았다. 이 지회장은 35년간 수어통역사, 수어교육 활동을 하면서 지역의 수어 인식 개선과 제천시의회 한국수화언어 활성화 지원 조례 제정에 기여했다.
세종특별자치시 청각·언어장애인지원센터도 문체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 센터는 2006년 연기군수화통역센터를 개소해 지금까지 18년간 수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세종수어문화제’를 주관해 지역사회 내 한국수어 사용 환경과 장애인식 개선에 앞장섰다.
한편, 한국난청인교육협회의 유소년 수어합창단 ‘사인(sign)’과 작년 4월 20일에 데뷔한 세계 최초 청각장애인 아이돌 ‘빅오션’이 축하 공연을 펼쳐 행사에 열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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