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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철강 관세 후폭풍...완성車, 북미 경쟁 치열한데 원가 인상 압박에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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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5-02-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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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한 행정명령 펼쳐 보이는 트럼프 사진EPA연합뉴스
서명한 행정명령 펼쳐 보이는 트럼프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도 후폭풍에 예상된다. 특히 현대제철에서 자동차용 강판을 대부분 조달하는 현대차그룹은 이번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권에 직접 노출된 만큼 초긴장 상태에 접어들었다. 전기차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무역제재에 따른 원가 부담 요소가 누적되면 기업들의 수출 위축과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외신,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12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캐나다, 멕시코, 베트남 등과 함께 대미 철강 수출국 중 한 곳인 한국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가공을 거치지 않은 철강재와 1차 알루미늄에만 적용되던 2018년 조치와 달리 자동차, 창틀, 빌등 등 철강 압출물과 슬래브 등 가공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자동차의 핵심 원자재다. 현대차그룹은 북미에서 제작하는 차량용 강판 100%를 현대제철 한국 공장에서 수입하고 있다. 자동차 강판에 사용되는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가 오르면 완성품인 자동차 제품의 가격도 그만큼 오를 수 밖에 없는 요소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가격 인하 분위기를 감안하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원자재 뿐 아니라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계획도 밝히면서 무역제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차, 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은 각각 91만1805대, 79만6488대로 총 170만8293대다. 전년대비(165만2821대) 3.4%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가운데 약 절반 가량을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철강, 알루미늄 등 원자재 뿐 아니라 완성차에 대한 관세가 전방위적으로 뻗어가면 생산지를 조절하더라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기둔화 등 판매 침체에 따라 재고와 인센티브가 높아진 상황에서 연초부터 전기차 가격 경쟁까지 심화되고 있다"면서 "자동차 가격은 원자재 가격에 따라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게 아니라 신차, 모델 변경 등 제품 업그레이드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 압박을 계속 안고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관세 제재의 시작이라는 게 더 무섭다"면서 "현대차, 기아 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 모두 비용 증가로 미국 내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자동차 1대당 필요한 강판 수준은 약 1톤(100만원)으로,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생산을 위해 수입하는 자동차 강판 물량은 약 80만톤이다. 여기에 철강 추가 관세 25% 인상에 따른 비용 상승을 산출하면 연간 2000억원 안팎이라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워은 "현대차, 기아가 각각 연간 1000억원의 비용상승을 부담하는 구조로 전체 영향이 미미하다"면서 "특히 현대차그룹은 철강, 배터리 등 자동차 주요 소재 모두 미국내 수직계열화가 이뤄지는 유일한 기업이고, 현대제철의 10조 투자 방향성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비용 부담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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