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image/s3,"s3://crabby-images/14ee9/14ee91a302a14b50b2562f8299c76128ca24a019" alt="물가 상승에 빵 가격도 인상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물가 상승으로 제과제빵업계에도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25일 서울의 한 뚜레쥬르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뚜레쥬르는 다음 달 1일부터 식빵 단팥빵 케이크 등의 가격을 인상한다 동종업체인 파리바게뜨도 지난 10일 빵 96종과 케이크 25종 등의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다 2025225
ondolynacokr2025-02-25 1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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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뚜레쥬르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식품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으나 이번에도 빵·음료 등 먹거리 가격이 두 자릿수 인상돼 도미노 가격 인상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식품은 다음 달부터 하늘보리·옥수수수염차(500㎖) 등 주요 제품 가격을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 올린다. 아침햇살·초록매실·자연은알로에·자연은토마토 등 500㎖ 제품 가격도 기존 2150원에서 2350원으로 9.3% 오른다.
맥주 성수기로 꼽히는 5~7월을 앞두고 롯데아사히주류가 취급하는 아사히 맥주 가격도 최대 20% 뛴다. 내달 편의점 기준 아사히 수퍼드라이 캔맥주 500㎖ 가격은 기존 4500원에서 4900원으로 400원 오른다.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도 다음 달 1일 캡슐 커피 가격을 개당 최대 81원 인상한다. 네스프레소는 "최근 커피 가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으로 커피 생산가가 상승해 수년간 유지한 네스프레소 오리지널 커피의 가격을 소폭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빵값을 올린 파리바게뜨에 이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인상 대열에 동참한다. 뚜레쥬르는 다음 달부터 빵과 케이크 110여 종 가격을 평균 약 5% 인상한다.
data:image/s3,"s3://crabby-images/5bafa/5bafae17b536e4db416c56d6460a9ca9f12cd38b" alt="아사히 맥주 내달 가격 인상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아사히 맥주가 진열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편의점 기준 아사히 수퍼드라이 캔맥주 350㎖ 가격은 3천500원에서 4천 원으로 500㎖ 가격은 기존 4천500원에서 4천900원으로 오른다 2025223
scapeynacokr2025-02-23 13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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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아사히 맥주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식품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리면서 가공식품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122.03(2020년=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월(3.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연말연초 식품 물가가 치솟자 정부도 가격 인상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최근 CJ제일제당과 농심 등 17개 주요 식품사를 불러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것.
하지만 업계 표정이 썩 밝지만은 않다.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 3고(高) 현상은 물론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겹쳐 사면초가에 빠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은 1년 전보다 92% 뛰었고, 아라비카 커피와 로부스타 커피 가격은 각각 59%, 29%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는 공감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야 해 주요 원재료와 인건비 등이 오르는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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