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전 대표는 26일 출간된 '한동훈의 선택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통해 "계엄과 탄핵 국면에서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좌고우면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오직 원칙에 따라 결정했다"며 "상명하복 같은 조직 보호 논리에 물들어 있었다면 계엄을 맨 앞에서 제가 막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서는 한 전 대표가 계엄 사태가 터진 후 당 대표에서 물러나기까지 과정을 직접 서술한 '한동훈의 선택'과 윤석만 전 중앙일보 기자와 진행한 인터뷰 '한동훈의 생각'으로 구성됐다.
한 전 대표는 여권 일각에서 비상 계엄 저지에 앞장선 그를 '배신자'라고 언급하는 것에 대해선 "만약 그때 계엄을 해제시키지 못했다면 우리나라, 경제와 안보, 보수 진영, 그리고 우리 당이 어떤 처지에 처하게 됐을까"라며 "누가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진짜 보수의 정신을 배신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계엄 사태 당일 밤 여권 인사로부터 자신에 대한 체포조 투입 사실을 미리 들었다고 고백하며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죽이려 한다는 사실에 황당했지만, 2024년에 계엄령을 내는 것은 안 황당했겠느냐"고 회상했다. 여권 인사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한 대표는 절대 체포되면 안된다. 체포되면 정말 죽을 수 있다"며 "그러니 국회로 가지 말고, 즉시 은신처를 정해 숨어라. 추적되지 않도록 휴대폰도 꺼놔라. 가족들도 피신시켜라. 신뢰할 만한 정보이니 꼭 그렇게 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년간 가장 용기 있게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했던 사람이 저였다"며 조기 대선에 대한 출마 의지도 드러냈다. 이어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있으려면 조직 운영이나 정치 일선 경험이 있어야 한다"며 "법무부 장관 2년과 여당 비대위원장·대표로 있으며 3년 동안 누구보다 전례 없이 강도 높은 단련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치 경험은 짧지만, 대통령직에 도전할 수 있을 만큼 내공을 쌓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 대표가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사법부 유죄 판결을 막으려고 계엄이나 처벌 규정 개정 같은 수단을 쓸 수 있다"며 "이재명 정권 탄생을 막기 위해서 계엄의 바다를 건너자"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을 향한 고마움과 안타까움 등 복합적인 감정도 표현했다. 그는 "여러 일을 함께하며 서로 믿기도 했다. 좋은 기억들이 많다. 고마운 마음도 크다"며 "오랜 인연이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안타깝고 괴롭다"고 전했다. 또 "당이 어렵게 만든 대통령이었다는 것 때문에 심적 고통이 매우 컸다"며 "개인 한동훈이 아닌 여당대표 한동훈으로서 비상 계엄 상황을 어떻게든 끝내야 했다"고 덧붙였다. 탄핵을 반대하는 지지자들에게는 "탄핵으로 상처 입으신 점에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