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영증권이 기부와 절세를 한번에 추구할 수 있는 신탁 상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26일 출시한 '더드림+기부신탁'(더드림플러스 기부신탁)이다. 상품 기획을 주도한 오영표 신영증권 헤리티지솔루션부 본부장(전무)은 "기부자 본인이 기부로 인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더드림플러스는 일반적인 유산기부신탁과 마찬가지로 기부자 사후에 기부가 이뤄지지만 약속한 기부금액에 대한 세액공제를 생전에 받을 수 있다. 운용수익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영훈 헤리티지솔루션본부 부장은 "기부하기로 약정된 원본 금액이 1억원일 때 신탁운용을 통해 1억원을 초과한 이익금은 인출하든 재투자하든 기부하든 기부자가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부처로서는 기부의 확정성이 담보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유산기부신탁은 기부금을 줄이거나 죽기 전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더드림플러스는 혜택을 미리 받기 때문에 한번 신탁계약을 설정한 후 취소나 해지가 불가능하다. 절세혜택이나 기부금액 측면에서 유산기부신탁보다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신규 기부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처럼 기부와 절세를 동시에 좇는 신탁상품은 미국에서 자선잔여신탁(Charitable Remainder Trust·CRT)이라는 이름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에도 소득세법 시행령 80조1항 3호에 따라 기부 약정 금액에 대해 세액공제를 기부자 생전에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있었지만 실제로 사용된 사례나 유권해석이 없는 상태였다.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여러 유권해석이 나오면서 법적으로 모호했던 부분이 해결돼 상품을 기획했다.
기획부터 출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주다. 이영훈 부장은 "실무 부분과 전문성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기에 빠르게 새로운 구조의 상품을 설계해 선보일 수 있었다"며 "헤리티지솔루션본부 내 변호사, 세무사 등 전문가 집단과 신탁솔루션부의 신탁시스템, 운용, 업무 담당 인력이 협업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신영증권 입사 10년째인 오영표 본부장은 2004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사내 변호사로 입사한 이후 줄곧 금융투자업계에 종사했고 2020년 4월부터 헤리티지솔루션본부를 이끈 신탁전문가다. 세무사인 이영훈 부장은 2018년 8월부터 신영증권 신탁사업부에서 근무하다가 2021년 3월부터 헤리티지솔루션부에 합류했다.
주로 고액자산가 상속 문제를 다루는 신탁은 국내에서는 낯선 개념이지만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이 부장은 "현재 신탁을 활용하는 자산가는 2~3% 미만"이라면서도 국민적 인지도와 세금 제도 등 관련 제도가 정비된다면 일본 등 선례를 따라 급격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액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신탁 시장 성장성이 밝은 이유다. 오 전무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발간한 부자 리포트를 보면 국내 고액자산가 금융자산은 약 2800조원, 부동산 등 기타 실물자산은 2~3배인 9000조원으로 추정된다"며 "자산가 중 10%만 신탁을 설계한다고 해도 국내 펀드 시장과 비슷한 규모인 900조원 시장"이라고 말했다.
오 전무는 "신탁을 설정할 때 1% 수수료로 맞춤형 상품을 설계할 수 있고 승계나 상속과 관련된 문제에서 자산을 보호할 수 있다"며 "가업승계와 관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상반기 중 통과하면 기업 오너들의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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