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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폐기한다는데…국내선 디지털화폐 운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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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기자
입력 2025-03-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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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BDC 실거래 테스트 4월 예정…신규 사업 모델 검증도

  • 스테이블 코인 제도화 목소리도…트럼프 기조에 따라야

  • 지급결제 시장 혁신은 '글쎄'…토큰 이용자 확보가 관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방향이 디지털화폐(CBDC)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시장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재 추진 중인 기관용 CBDC 도입보단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5월부터 기관용 CBDC 신규 사업 모델에 관한 기술 검증을 추진하고 시중은행 등과 함께 CBDC 활용 방안을 새롭게 모색할 방침이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로 현금과 같은 가치가 보장되므로 가격 변동성이 심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는 차이가 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실거래 테스트 다음 단계로 은행권과 실제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며 "일반 고객이 CBDC를 사용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하는 실험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의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다음달 초 CBDC 실거래 테스트 진행을 앞두고 있다. 이 테스트는 CBDC 기반 예금 토큰을 실제 상거래에 사용할 수 있는지 실험하는 과정이다. 은행이 디지털 바우처 기능이 적용된 예금 토큰을 발행하면 일반 참여자들이 토큰을 활용해 물건을 구매하고 사용처에 대금이 지급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CBDC 도입 논의보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추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의 가상자산 정책이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변화하며 한국도 제도 정비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자산 등에 가치를 고정시킨 가상자산으로 대표적으로 테더(USDT)가 있다. CBDC가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라면,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기업에서 발행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폐기하고 민간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 패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다. 현재 미국 규제 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담보 대부분은 미국 국채다.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늘면 그만큼 미 국채 수요가 커진다.

한국은행을 통해 CBDC 도입에 주력해 온 한국 정부는 셈법이 더 복잡해진 상황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 제정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은 제도화 논의에서 한참 뒤처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홍콩 등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통화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현재 도입을 앞둔 CBDC가 도입되더라도 지급결제 시장 내 활용도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법정 화폐인 CBDC가 리테일 결제 방식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에 관한 의문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간편결제사나 신용카드사 등을 통해 결제하는 방식과 CBDC 기반의 예금 토큰을 활용한 방식 간의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 이용자를 확보하려면 간편결제사의 적극적인 프로모션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지만, 정부 발행 화폐인 CBDC는 이조차 쉽지 않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CBDC가 정부 정책과 연계한 '디지털 바우처' 형태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정 금융 상품, 정부 지원금 등 금융·복지 바우처를 제공할 때 기획부터 구현까지 걸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짧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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