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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씨티·골드만 줄줄이 한은 찾는다...탄핵 불투명에 국가신인도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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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5-03-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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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대외신인도 관리 총력전

  • 12일 S&P 연례협의단 한은 면담

  • 통정국·조사국·금안국 국장급 이례적 배석

  • 신성환 금통위원 씨티 등 글로벌IB 면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이번주 줄줄이 한국은행을 찾는다. 여야 진영 간 대립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대로 장기화될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거나 경고 메시지가 나올 수 있어 한은은 대외신인도 방어 총력전에 나선다. 

10일 한은에 따르면 S&P 연례협의단은 오는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은을 방문해 면담을 진행한다. 한국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위해 10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하는 연례협의 일환이다. 

통상 연례단과 한은 실무진의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가는 자리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한은 주요국인 통화정책국, 조사국, 금융안정국 국장급과 총괄팀장이 배석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두고 민감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만큼 대외신인도 방어에 주력하기 위한 차원이다.

연례협의가 끝나면 S&P는 2~3개월 리뷰를 거쳐 5월쯤 신용등급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S&P 연례협의에선 주로 한국 경제전망과 가계부채 등 관심 사항에 대해 주로 질의하고 한은 실무진이 이에 답하는 형식"이라며 "최근 현안들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고 밝혔다.

동시에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은 한은에서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비롯한 해외 기관 투자자들과 면담을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10일 씨티(Citi), 12일 골드만삭스를 만나 약 1시간 동안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기준금리 결정권을 쥔 금통위원과 시장의 직접적인 소통은 신인도 방어에 큰 도움이 된다.

한은이 이처럼 기민하게 움직이는 이유는 윤 대통령이 석방되고 탄핵심판 결과도 불투명해지면서 국가신인도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 발 빠른 대처로 현재까지는 국가신인도 하락의 고비를 넘긴 듯 했지만 예상보다 정치적 변동성이 커지고 정책 교착상태도 길어질 조짐이 보이면서다.

앞선 2월 3대 신용평가사 중 가장 먼저 국가신용등급 평과 결과를 내놓은 피치는 'AA-, 안정적'을 유지하면서도 향후 핵심 평가 요인으로 정치 불확실성을 꼽았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현재로서는 이 상황이 한국의 제도, 거버넌스, 경제를 본질적으로 훼손할 것으로 보지 않지만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피치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관련해 '2분기 말에 선거를 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한 후 대통령 선거를 2분기 말에 치를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만약 탄핵심판 기각이나 여야의 극심한 대립이 번복될 시엔 국가신인도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해 12월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정치적 분열을 주된 사유로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한단계 낮춘 바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트럼프의 관세전쟁으로 올해 한국 경제 성장을 바라보는 글로벌 IB들의 눈높이가 1%대 초중반으로 급격히 낮아진 점도 대외신인도 하락 위험 요소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월 1.64%에서 2월 1.55%로 한 달 새 0.1%포인트 추가 하락했다.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정부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악화로 '투자자금 엑소더스'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한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닌 만큼 등급 하락의 여파가 크다. 

현재 S&P의 한국 신용등급은 'AA'로 위에서 세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2016년부터 9년째 유지되고 있지만 한번 강등되면 복구하기 쉽지 않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S&P는 한국 신용등급을 'AA-'에서 10단계 낮은 'B+'로 낮췄는데 도로 회복하는 데만 18년이 걸렸다. 한은과 정부가 대외신인도 관리에 몰두하는 이유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은 대외순자산이 1조 달러를 돌파하며 대외건전성을 입증했다"며 "CDS프리미엄도 30bp 수준으로 현재 상황은 지난해 연말과 달리 매우 안정적이라는 점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DS 프리미엄은 국제금융시장에서 해당 국가의 대외신인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지표가 높아질수록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관의 신용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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