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과의 전쟁'으로 유명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체포됐다. 국제사법재판소(ICC)가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대해 반인류 범죄 등의 혐의로 발부한 영장을 필리핀 검찰 당국이 인터폴을 통해 전달받아 집행한 것이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이날 홍콩에서 필리핀 마닐라로 돌아오자마자 공항에서 체포됐다.
필리핀 대통령궁은 "이날 아침 인터폴 마닐라 지부는 ICC의 공식 체포영장을 수신했다"며 "그(두테르테 전 대통령)가 도착한 즉시 검찰총장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게 반인류 범죄 혐의에 따른 ICC의 체포 영장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그는 구금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5월 열리는 중간선거에서 상원의원에 도전하고 있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홍콩 방문 기간 중 현지 거주 필리핀인들에게 유세를 하면서 ICC 영장과 관련해 "이것이 정말 내 인생의 운명이라면 괜찮다. 나는 받아들일 것"이라며 영장에 응하겠다는 자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2022년 대선에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과 러닝메이트를 이루어 당선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당초 ICC 조사를 거부했으나 지난해 두테르테 전 대통령 측과 대립 관계로 돌아서면서 ICC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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