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본부를 둔 북한 주도 국제태권도연맹(ITF)의 리용선 총재가 오스트리아로부터 북한에 외화를 보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AFP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리 총재가 빈에 있는 ITF 본부 등에서 일하며 북한에 불법적으로 외화를 보냈다고 판단해 2020년 3월부터 그의 취업 허가를 취소하려고 해왔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해 7월 판결에서 리 총재가 이러한 은닉 자금 조달에 연루됐다는 당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AFP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리 총재가 북한 자금 조달에 연루됐다는 것을 확신하지 못했으며, 그의 월수입도 5256유로(약 852만원)로 상대적으로 적다고 판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ITF 관계자는 AFP에 어떠한 범법 행위도 없었다면서 “북한 국가와 어떠한 접점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인 박지현 인권운동가는 AFP에 리 총재는 “체육인이 아니다”라며 “그와 그의 아내, 그의 아들까지 모두 평양으로 자금을 보내는 북한 요원들”이라고 주장했다.
ITF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당국은 ITF 빈 본부에 합류할 예정이었던 다른 북한 직원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ITF는 한국 육군 소장 출신인 최홍희 총재가 1966년 서울에서 설립했으나 이후 최 총재가 캐나다로 망명한 뒤 북한과 교류하면서 북한 주도의 단체로 변모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ITF가 아닌, 남한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WT)을 공식 태권도 단체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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