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운드 위 땀과 열정을 쏟는 선수들의 이슈를 토대로 다양한 면을 살펴봅니다. '주목 이 선수!'는 인터뷰·기록·선수 인생 등을 활용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맹타를 휘두르며 올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333(27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하는 등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중이다.
이러한 선전에는 타격폼을 바꾼 것이 영향을 끼쳤다. 이정후는 "지난해 안 좋았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코치들과 조금씩 (타격폼을) 수정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이정후는 고교 시절 초특급 유망주는 아니었다. 2017년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의 1차 지명을 받았으나, 당시 최대어는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을 받은 투수 윤성빈이었다. 서울권에서는 투수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계약금에서도 드러난다. 윤성빈이 4억 5000만원, 고우석이 3억원을 받은 데 반해 이정후는 2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이정후는 키움에서 반전을 쐈다.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KBO리그의 지배자가 됐다. 데뷔 시즌이던 2017년 타율 0.324를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고, 2018년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혜택을 누렸다.
특히 그는 자신의 약점을 꾸준히 메우며 성장해 왔다. 진가를 제대로 입증한 건 2022 시즌이었다. 교타자로 분류되던 이정후는 2022년 무려 23홈런을 쏘아 올렸다. 최종 성적은 타율 0.349 193안타(23홈런) 113타점 OPS 0.996이었다.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그는 이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하며 부친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1994)에 이어 KBO리그 최초 '부자 MVP'의 탄생을 알렸다.
이후 1시즌을 더 KBO리그에서 보낸 뒤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이정후는 2024년 시범경기에서 타율 0.343 OPS 0.911을 기록해 기대감을 높였다.

메이저리그 무대는 '타격의 달인' 이정후에게도 쉽지 않았다. 2024 시즌 타율은 0.262로 준수했지만, OPS가 0.641에 그치는 등 고전했다. 이정후의 기록을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인 스탯캐스트를 통해 더 자세히 살펴보면 2024시즌 볼넷 비율(6.3%)과 배럴 타구 생산 비율(4.5%)도 리그 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그가 지난해 5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서 수비 도중 왼쪽 어깨가 펜스에 강하게 부딪히며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조기에 마쳐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재활을 마친 이정후는 올 시즌을 제대로 대비하기 위해 타격폼 수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KBO리그에서도 자신의 약점을 꾸준히 보완한 그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KBO리그 전례가 있는 이정후이기에 올 시즌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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