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13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통상 환경이 당장 올해 성장 전망을 바꿀 정도인지는 판단하기 이르지만 지난 2월 경제전망 당시 기본 시나리오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2월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성장률을 올해 1.5%, 내년 1.8%로 전망했다. 당시 통상 환경 관련 기본 시나리오는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으로 관세를 유지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는 그보다 낮은 관세를 올해 중 부과하지만 협상 진전에 따라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관세가 인하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기본 시나리오 대비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와 캐나다·유럽연합(EU) 등 상대국의 보복관세 대응 수위가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지은 조사국 경기통향팀장은 "철강·알루미늄·자동차·반도체 등 품목별로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예상한 정도"라면서도 "대중 관세는 10%로 봤는데 20%로 강해졌고 상대국 반응도 예상보다 높은 강도라는 점에선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대(對)미국 수출 감소, 교역 둔화에 따른 여타국 수출 감소, 통상 환경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국내 성장과 물가에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장 부진을 막기 위해 한은은 향후에도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부터 세 차례(0.75%포인트)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0.17%포인트, 0.26%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창호 통화정책국장은 "2월 한은이 발표한 올해와 내년 성장률(1.5%·1.8%)은 앞선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뿐 아니라 올해 2월을 포함한 두세 차례 추가 인하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가 없었을 때는 올해 성장률이 1.3%까지 둔화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금리 하락과 소비심리 개선을 통해 성장률을 높인다고 봤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장단기 금리가 하락하면서 경기 부양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봤다. 특히 장기금리는 금리 인하 기대가 선반영돼 효과가 과거보다 컸다. 반면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탓에 심리 개선 효과는 작은 것으로 추정됐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향후 통화정책은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데 비중을 두고 운영하되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환율 등 금융 안정 상황에 유의해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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