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유권자 54%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초기 새 정부를 믿고 기대를 걸었던 민심이 악화하는 분위기다.
미 NBC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하트리서치와 퍼블릭오피니언스트레티지스에 의뢰, 지난 7~11일(현지시간) 미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1%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4%였다. 반면 지지한다는 응답은 44%로 과반을 넘지 못했다.
NBC는 “자사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운영에서 과반의 반대를 받은 적이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웃 국가들과 다른 동맹국들에 대한 관세 부과 초기 조치로 인해 불안해진 시장과 기업들의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고 짚었다.
인플레이션 및 생활비 대응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5%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지지한다는 응답은 42%에 그쳤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 문항에서는 ‘매우 좋다’(1%) 또는 ‘좋다’(17%)고 평가한 응답은 18%로 낮았다. 외교 정책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슈에 대해서도 지지한다는 응답이 각각 45%와 42%로 과반에 못 미쳤다.
다만 국경안보 및 이민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55%로 설문에 포함된 5대 주요 국정 이슈 중 유일하게 절반을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 전반에 대해 지지한다는 응답은 47%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51%)보다 4%포인트 낮았지만, 트럼프 집권 1기 기간을 포함해 그의 임기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NBC는 설명했다.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인들의 자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미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지난 9~11일 미국 전역의 성인 16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3.2%포인트)를 보면 응답자 48%는 미국 경제가 악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19%에 지나지 않았고, 비슷하다고 말한 응답자는 26%였다.
현재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37%가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다’라고 답한 이는 32%였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44%가 트럼프 대통령을 꼽았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지목한 이는 34%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47%가 반대했으며, 찬성한다고 한 응답자는 43%였다.
미 CNN 방송 여론조사(6~9일 미국 성인 1206명 대상 실시)에서도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로 ‘지지한다’(39%)는 답변보다 많았다.
미국은 현재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중국에는 ‘10+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며 무역 전쟁을 본격화한 상태다. 이달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다음 달 2일부터는 상호 관세 적용을 예고했다. 부가가치세(VAT) 등 비관세 장벽도 무역 장벽으로 간주해 이에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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