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년보다 늦은 한파와 갑작스러운 폭설로 올해 봄꽃 개화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봄꽃 축제 개막을 앞둔 지방자치단체들은 '꽃 없는 꽃축제'가 될까 우려하고 있다.
19일 국내 대표 봄꽃 축제 중 하나인 '진해군항제'는 오는 28일 막을 올린 뒤 진해구 일원에서 오는 4월 6일까지 진행된다.
진해군항제의 핵심 명소인 여좌천의 벚꽃 개화 시기는 최근 5년간 기상상황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달랐다. 2020년에는 3월 23일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3월 18일, 2022년에는 3월 27일, 2023년에는 3월 21일에 개화했다. 지난해에는 3월 24일에 꽃망울이 터졌다.
지난해 진해군항제는 3월 22일 개막했지만, 꽃샘추위로 축제 초반 꽃이 피지 않아 빈 나뭇가지만 보고 돌아간 상춘객이 많았다.
기습 한파 등 이상 기후에 따라 개화 시기가 늦어지는 탓에 '꽃 없는 축제'를 진행한 지자체도 있다.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광양매화축제는 개화율이 축제 초반 10%에서 축제 끝에 겨우 30% 수준을 기록했다. 저조한 개화율로 방문객 수는 11만8000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축제(50만3000명) 대비 급감했다.

오는 21일 시작 예정이었던 '신안 섬수선화축제'는 개화 지연으로 개막일을 4월 4일로 미뤘다. 순천 탐매축제도 지난달 22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기습 한파와 일조량 부족으로 개화율이 저조해 두 차례 연기했다.
개화시기는 2~3월 기온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이 기간 중의 일조시간, 강수량 등도 개화 시기에 영향을 준다.
올해 '지각 개화'가 일어난 원인은 지난달 두 차례 찾아온 북극 한파 영향이 크다. 2월 3일부터 10일까지 입춘 한파가 이어졌고, 18일부터 24일까지도 늦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지난 17일 밤부터는 전국 곳곳에 대설특보까지 발효됐다. 관측 이래 가장 늦은 대설특보다.

최근 산림청이 공개한 '2025년 봄철 꽃나무 개화 예측지도'에 따르면 봄꽃 개화 시기는 3월 중순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을 거쳐 4월 초순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벚꽃 축제는 이달 말부터 전국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제주 '제18회 전농로 왕벚꽃축제'는 오는 28∼30일 전농로 일대에서 개최된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 벚꽃축제는 28일부터, 김해 율하벚꽃축제는 29일부터 열린다. 서울 여의도 봄꽃축제는 4월 5일부터 상춘객을 맞는다.
웨더아이 측은 "벚꽃은 평균적으로 개화일로부터 약 7일 후에 절정기를 이루며, 동일 위도에서 고도가 100m 높아짐에 따라 평균 2일 정도 늦게 개화한다"며 "같은 지역이라도 벚나무의 품종, 수령, 성장 상태나 주변 환경 여건 등에 따라 개화시기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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