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때보다 더 불안"…경제심리, 관세 충격에 '비상'

  • NSI, 계엄 때보다 더 낮아…시장 불확실성에 심리 위축

  • 4일 이후 금융시장 충격 심화…NSI 추가 하락 가능성도

  • 관세 유예에도 불확실성↑…심리 지표 추가 악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경제심리는 오히려 비상계엄 사태 수준까지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데 따른 영향이다. 특히 7일 이후에는 시장 충격이 더 컸던 만큼, 향후 경제심리가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초(1~6일) 뉴스심리지수(NSI)는 85.52로 집계됐다. 이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였던 12월(85.7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뉴스심리지수는 경제 분야 언론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보다 낮으면 경제 심리가 과거 장기 평균보다 비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뉴스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 100.46(월평균)에서 비상계엄 사태 직후였던 12월 85.75까지 급락한 바 있다. 이후 반등해 올해 1월 99.32, 2월 99.85까지 반등하는 등 계엄 이전 수준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다만 3월 대형 유통업체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앞두고 경계 심리가 퍼지면서 93.73까지 떨어졌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1일 96.85 △2일 96.35 △3일 93.52 △4일 91.55 등 하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 NSI가 급락한 것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음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전격 발표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달 초 환율은 △1일 1471.9원 △2일 1466.6원 △3일 1467.0원 △4일 1434.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뉴스심리지수 동향 사진한국은행
뉴스심리지수 동향 [출처=한국은행]
문제는 NSI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7일 이후 금융시장 충격이 더 컸다는 점이다. 7일 코스피 지수가 오전 한때 폭락하면서 8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하기도 했다. 10일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유예 발표에 코스피 지수가 급반등하면서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수 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됐다.

환율 역시 주간 종가 기준 △7일 1467.8원 △8일 1473.2원 △9일 1484.1원 등 연일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전날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기로 했지만 시장의 불안심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제심리 역시 추가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NSI는 소비심리에 1~2개월 선행하기 때문에 이 같은 변수가 부진한 내수 경기를 더 끌어내릴 공산이 높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했지만 그 사이 또 무슨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수도 있다"며 "미·중 간 갈등은 계속 마찰이 커지고 있어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90일 관세 유예 이후 다시 재개할 것인지, 추가 10% 관세가 철회될 것인지 여부가 향후 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힌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아직 의심이 많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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