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퇴거가 예정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앞에 11일 지지자들이 집결하며 현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퇴거 예정 시각을 앞두고 각종 집회가 잇따르고, 일부는 집회 제한 구역에서의 시위를 예고하며 논란도 일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관저를 떠나기 두 시간 전인 오후 3시 기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약 500명의 지지자가 모였다.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측은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며 1만 명 규모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사회자는 “대통령께서 떠나실 때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전하실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오후 4시 관저 앞으로 이동할 예정이니 청년 200명 이상이 모여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대통령경호처 측에서 신원이 확실한 사람만 입장이 가능하다고 전해왔다”면서, 40대까지는 신분증을 지참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악수를 할 수 있으며, 요청에 따라 50대 이상은 입장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오전부터는 지지 단체 '자유대한국민연대'가 관저 인근 루터교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각하 재출마 해달라”, “탄핵을 절대 승복할 수 없다”고 외쳤다.
현장에서는 일부 지지자가 윤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민과 충돌을 우려해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중국인이냐”고 항의하거나, 취재진에 욕설과 호루라기를 퍼붓는 등 과격한 행동도 벌어졌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복귀가 예정된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 주변은 외견상 조용하지만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날 오후 사저 입구에는 한 주민이 주문한 것으로 보이는 꽃다발 상자가 놓였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일부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주상복합건물 경비원들은 외부인 통제를 위해 건물 주변을 순찰하며 대비에 나섰다.
유튜버 벨라도 등은 아크로비스타 인근에서 5000 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지만, 해당 장소는 서울중앙지방법원 100m 이내에 위치해 있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집회가 금지된 구역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 시 해산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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