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아주경제신문이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4월 한은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명이 만장일치 동결, 4명은 동결하되 인하 소수의견 1명, 나머지 1명은 0.25%포인트 인하하되 소수의견 2명을 점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충격으로 환율이 하루에도 30원 이상 널뛰는 만큼 일단 4월엔 숨고르기 하되 경기 하방 압력 완화를 위해 5월 금리 인하를 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원·달러 환율은 상호관세 유예 소식과 함께 이날 1420원대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 9일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되자 1484.1원까지 급등하며 금융위기 수준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환율이 언제 다시 1500원을 위협할지 모르는 상황으로 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경기만 보면 당연히 인하를 해야 할 정도의 환경"이라면서도 "트럼프 관세 정책의 방향성이 하루 만에 급선회하는 모습을 보면 일단 경제적 충격이나 부담 등 반응을 보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 이동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금리 인하 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단기 물가 상방 압력을 우려하며 "물가 갭의 마이너스 전환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4월 금통위에서 무리한 금리 인하 추진보다 국내외 경제 상황 변화를 보며 향후 통화정책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응답자 중 70%의 전문가들은 5월 금리 인하에 베팅했다. 전문가들은 4월 금통위에서 성장률 전망치 하향 폭을 주목했다. 5월 발표 예정인 수정경제전망에 앞서 성장에 대한 우려가 깊게 제시된다면 금리 인하 전망이 강화될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안정 요인에 초점을 맞추며 4월엔 동결하되 경기 하방 요인이 증대한 만큼 1~2명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제기하며 5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며 "통방문에서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예상보다 강도 높은 관세 정책에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지면서 금통위가 4월에 깜짝 인하를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진행이 더딘 데다가 규모도 한은이 당초 경기 부양을 위해 추산한 15~20조원보다 적은 10조원인 만큼 통화정책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다음 금통위 통방회의(5월 29일)가 대선(6월 3일)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는 점도 4월 인하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선거 자체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이벤트이며 금리 결정이 정치적 해석될 수 있는 여지 있는 만큼 금통위원들이 부담 느낄 가능성 크기 때문이다.
인하에 베팅한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내수, 수출 경기 부진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할 경우 선제적으로 4월에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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