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시중에 풀린 돈 26조원…트럼프 경계감에 기업들 달러 쟁였다

  • 한국은행, '통화 및 유동성' 통계 발표

  • M2 4229조5000억원…전월보다 0.6%↑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한국은행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설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월 통화량이 26조원 가까이 또 늘어났다. 시중에 풀린 돈이 21개월째 증가했다는 의미다. 금리가 더 낮아질 것에 대비해 쌓였던 투자 대기자금은 채권형 증권과 정기 예·적금으로 흘러갔다. 기업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해 2월에도 외화예수금을 잔뜩 쟁였다.

한국은행이 15일 공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2월 평균 광의 통화량(M2 기준·평잔)은 4229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0.6%(25조7000억원) 많았다. 2023년 6월 이후 21개월째 증가세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금융상품 가운데 수익증권과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은 각각 12조5000억원, 8조5000억원 불었다. 반대로 시장형상품과 금융채는 3조5000억원, 2조7000억원이 빠져나갔다. 1월 투자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쌓였었지만 2월 중순께 자산 시장이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처를 찾아간 것으로 한은은 풀이했다.

김민우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 과장은 "금리 하락 전망에 따른 예금자들의 선제적 자금 예치에 따라 정기 예·적금이 증가했다"며 "금전신탁의 경우엔 정기예금 ABCP 발행자금 유입 확대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형상품과 금융채는 예금취급기관들의 예·적금 중심의 자금조달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수익증권 증가와 관련해선 "최근 증시 변동성이 큰 만큼 채권형 증권이 반등한 것으로 보이는데 유의미한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비영리단체(3조6000억원)와 기업(4조원), 기타금융기관(17조1000억원) 등에서 유동성이 늘었다. 기타부문은 1조7000억 감소했다. 기업의 경우 지난달 21조2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이달에도 4조원 늘었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예비용 자금을 예치한 것으로 보인다.

김 과장은 "기업의 경우 기타통화성 자금인 2년 미만 외화예수금이 특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며 "대내외 교역환경 및 환율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예비용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만 포함하는 좁은 의미의 통화량 M1(1282조1000억원)도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0.4%(4조5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 유동성은 5757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0.8%, 광의유동성은 전월 말 대비 0.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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