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9%, 157.8% 증가한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4분기 다음으로 높은 성과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낸드플래시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에 따른 판매량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줄었지만, 수익성 높은 D램의 매출 비중이 전분기 74%에서 이번에 80%로 확대되면서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제품별로 보면 D램에서는 범용(레거시) 제품의 수익성이 하락했지만 HBM3E(5세대) 등 고부가 제품이 실적을 견인헀다. 낸드의 경우 매출은 줄었지만 흑자기조는 이어갔다.
올 초 중국 딥시크가 AI 모델을 내놓은 것도 메모리 수요를 늘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SK하이닉스는 "딥시크의 출현으로 AI 모델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고, 이는 AI 개발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개발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개발 시도가 급격히 증가했고 HBM뿐만 아니라 96GB D램 등 고용량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수요 가시성 기반으로 2024~2028년 연 50% 이상의 HBM 수요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며 "내년 HBM4(6세대)가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존 제품대비 I/O(입출력 통로수)가 두 배 늘어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HBM 전용 팹인 M15X는 4분기 팹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용인 1기 팹도 1분기 착공해 2027년 2분기 준공이 예상되는 등 미래 성장기반을 적기에 준비해 운영의 탄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D램 시장에서 수익성뿐만 아니라 매출 점유율까지 1위를 차지한 것과 관련해서는 "고수익 AI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수립함으로서 D램 기술 리더십을 입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HBM4 역시 조기양산을 위한 개발과 고객인증을 적극 추진하는 등 고객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1분기 매출 기준 점유율 36%로 삼성전자(34%)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불거진 미국의 관세 이슈에 대해서는 영향이 제한적으로 내다보면서, 오히려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SK하이닉스는 "일부 국가는 상호관세를 유예중 이지만 반도체 품목에 대한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글로벌 고객의 메모리 수요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고객들은 수요를 앞당기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으며, 최종소비자 입장에서도 가격 인상 전에 구매를 서두를 수 있는 만큼 교체 수요를 촉진할 수도 있다"며 "서버의 경우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며, 특히 HBM 판매 계획은 기존과 변동 없다"고 했다.
또 SK하이닉스의 매출 중 미국 비중은 60% 수준이지만, 관세 부과 기준은 미국 선적 물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직접 수출 비중은 높은 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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