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韓美 환율 별도 논의, 나쁘지 않은 뉴스…불확실성 줄어"

  • "환율은 정치화 쉬워…전문가끼리 별도 협의해야"

  • 1분기 마이너스 성장…"경제 어두운 터널에 있다"

  • 금리 인하 속도 조절해야…"무조건 빨리 갈 순 없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미 2+2 통상 협의'에서 환율 이슈를 양국 재무당국이 별도로 다루기로 한 것에 대해 "나쁘지 않은 뉴스"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문제를 얘기해야 한다면 재무부와 별도로 하는 게 낫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환율은 정치화되기 쉬운 문제고, 경제학자가 아니면 환율의 속성을 잘 알기 어렵다. 얼마나 절하됐는지만 보고 통상에 미치는 영향만 생각해 문제 삼으면 (협상이) 어렵다"며 "미 재무부는 우리 기획재정부처럼 환율 관련 전문가 집단이다. 이해도가 높은 양측이 협의하면 훨씬 더 전문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율은 대내외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고차 방정식의 결과인 만큼 양국 재무 당국이 통상 문제와 별개로 논의하는 것이 향후 협의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등은 한미 2+2 통상 협의를 통해 오는 7월 8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 전까지 관세 폐지를 목표로 한 '7월 패키지'(July Package)를 마련하는 데 양국이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논의 분야는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정책 등 4개 분야로 구체화됐다. 특히 환율 문제는 기재부와 미 재무부 간 별도 협의하기로 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 속보치가 -0.2%를 기록한 데 대해서는 "예상 범위에 있던 수치지만, 그중에서도 좀 나쁜 쪽"이라며 "1분기 역성장으로 연간 성장률 전망도 기존(1.5%)보다 낮아질 것이다.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라 미래를 지금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을 '어두운 터널'에 비유하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에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빨리만 갈 수는 없다"며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기를 기다리면서 천천히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가 안정세인 만큼 이자율(금리)은 낮아지는 추세"라며 "스피드를 조정할 뿐 안 낮춘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총재는 이번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최근 경제 불확실성 상황을 계기로 부채 문제 등에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유럽 측 논의를 인상 깊게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위기를 낭비하지 말고 기회로 삼자는 유럽 측의 시각이 기억에 남는다"며 "우리나라 역시 이번 상황을 계기로 수출 의존도 높은 경제 구조 등에 대한 개혁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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