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세에… 삼성·SK하이닉스, 레거시 줄이고 차세대 D램 올인

  • 삼성, DDR4 이어 HBM2E 생산 중단

  • 中CXMT 생산 확대에 D램 가격 하락

  • '메모리 3강', HBM4 등 선단 개발 집중

중국의 CXTM이 지난 2021년 개발한 DDR4 D램의 모습 사진CXMT 홈페이지
중국의 CXTM이 2021년 개발한 DDR4 D램. [사진=CXMT 홈페이지]
중국의 물량 공세가 메모리 시장까지 뻗어가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범용(레거시) 제품을 축소한다. 인공지능(AI) 시대 '필수템'으로 자리잡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사업에 집중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PC·스마트폰에 탑재되는 DDR4에 이어 HBM2E(3세대) 제품도 단계적인 생산 중단에 돌입하고, HBM3E(5세대)·HBM4(6세대)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마이크론은 서버용 구형 DDR4 모듈의 단종 계획을 고객사들에 알렸으며, SK하이닉스도 DDR4 생산량을 줄이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메모리 시장에서 사용되는 최신 D램은 DDR5와 HBM3E 등이다. DDR5는 PC와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HBM은 엔비디아와 AMD 등이 만드는 AI 가속기에 탑재된다.

주요 메모리 기업들은 특정 제품의 생산 중단 계획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선단 공정의 전환이나 운영 효율화, 고부가 제품의 생산 비중 확대 등을 언급하며 구형 메모리의 점진적인 생산 중단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구공정 기반의 DDR4, LPDDR4의 비중을 줄이고 DDR5, LPDDR5X 등 하이엔드 제품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DDR4, LPDDR4의 매출 비중을 지난해 30% 초반 수준에서 올해 한 자릿수 수준까지 가파르게 축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DDR4와 LPDDR4의 생산을 계획보다 빨리 축소하는 대신 HBM과 DDR5, LPDDR5의 생산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선단 공정의 전환을 앞당길 계획"이라고 했다.

메모리 선두업체들이 레거시 비중을 줄이는 것은 창신메모리테크놀러지(CXMT) 등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018년 8.19달러를 정점으로 지난달 말 기준 1.35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범용 제품은 수요 둔화, 중국기업의 생산량 확대 및 공격적인 가격 정책 등으로 업황 개선이 더딜 전망"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CXMT가 DDR4, LPDDR4를 중국 스마트폰·PC 제조사 등에 판매를 확대하자 관련 D램 가격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CXMT D램 생산량 규모는 273만장(웨이퍼 기준)으로, 전년(162만장) 대비 68% 증가할 전망이다.

CXMT가 HBM2(2세대) 양산에 성공하는 등 중국의 HBM 추격도 가팔라지면서 메모리 3강 기업들은 고부가 HBM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HBM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HBM3E 12단 제품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HBM3E 12단의 가격은 HBM3E 8단보다 50∼60%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올해 안에 차세대 제품인 HBM4 양산 준비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HBM4의 연내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마이크론도 내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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