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조 최대 실적에도 몸 낮추는 현대차그룹 '삼형제'

  • 1분기 현지화, 고급화, 고환율 효과

  • 현대차, 기아 통합 매출 72조원

  • 현대모비스도 전장 수요 늘며 14.7조원

 
 
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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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삼형제'가 하이브리드차(HEV) 등 고부가치 차량과 현지화 전략, 고환율 효과 등을 앞세워 1분기 통합 매출액이 9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자동차 업계에서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올린 쾌거다. 다만 2분기부터는 통상 환경 변화와 실물 경제 침체 가능성 등이 공존하는 만큼 축배 보다는 위기 대응에 주력하며 몸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사의 올 1분기 합산 매출액은 87조1773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통합 매출액이 80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보다도 무려 8% 증가한 수치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7조418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7조5258억원)보다는 소폭(1.4%) 감소했다.
 
실적 견인은 '맏형' 현대자동차가 이끌었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액은 44조4078억원, 영업이익은 3조633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9.2%, 2.1% 증가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글로벌 판매량은 100만1120대로,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매출 원가율은 마케팅 관련 비용 상승으로 전년동기대비 0.5%포인트 상승한 79.8%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8.2%로 오히려 개선됐다. 회사 관계자는 "신흥시장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아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6.9% 늘어난 28조175억원, 영업이익은 12.2% 줄어든 3조86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판매량은 국내 13만4564대, 해외 63만8084대 등 총 77만2648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1.6% 증가했다. 매출 원가율은 인센티브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2.1%포인트 상승한 78.3%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율은 10.7% 수준으로 1분기 기준 글로벌 주요 OEM 평균치(5%)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기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에 대한 고객 선호가 확대되는 가운데 관세 적용을 앞둔 미국 시장의 선구매 수요 및 인도와 신흥시장의 판매 호조 등으로 판매량이 늘어나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면서 "가격 상승과 원자재 하락에 따른 재료비 절감, 고환율 효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분기 EV9 본격 판매 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이를 상쇄해 수익성은 다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형제 중 막내 현대모비스도 실적 순항에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 현대모비스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6.4% 늘어난 14조7520억원,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43.1% 늘어난 7767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모듈과 핵심부품에서 11조4743억원, AS 사업에서 3조277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4.8%, 11.8% 증가했다.

수익률 역시 전장 중심의 고부가가치 핵심부품수요 확대와 글로벌 고객사 증가, 고환율 등 삼박자가 고루 갖춰져 크게 개선됐다. 특히 해외 수주도 순조로운 분위기다. 올 1분기에만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를 대상으로 20억8000만 달러의 부품 수주실적을 달성해 연초에 전체 목표(74억4000만 달러)의 30%를 달성했다.
 
다만 이같은 호재에도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은 2분기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 미국의 관세 정책, 고환율 효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량 둔화 등의 영향으로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위기 대응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의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 품목 관세 등 불확실성이 매우 커 외부 변수에 휘둘리지 않도록 비용과 공급을 효율화하고, 미국 현지 공장을 통해 생산 효율화와 원가 절감에 집중하는 등 '컨틴전시 플랜(우발적 상황에 대비한 위기대응계획)'을 통해 위기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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