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28일(현지시간) 정오께 대규모 정전으로 인프라가 마비됐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대부분 지역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등 일부 지역에서 광범위한 정전이 발생했다.
스페인 내무부는 정전 사태로 인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실제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신호등 미작동으로 교통이 마비되고, 지하철과 엘리베이터도 멈춰 시민들이 갇히는 사고가 잇따랐다.
스페인 전력망 관리업체인 레드엘렉트리카는 오후 8시 35분께 스페인 전력 용량의 35% 이상이 복구됐다고 밝혔다. 다만 전국적으로 완전히 전력 공급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스-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시민들에게 이동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현재 위치에 머물러 달라고 호소했다.
포르투갈도 리스본을 포함한 상당 지역이 정전 피해를 보았다. 병원을 비롯한 긴급 서비스는 자체 발전 동력으로 간신히 가동했으며,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전자 결제 시스템도 영향을 받았다.
정전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정부는 긴급회의를 열어 사태 조사와 대응에 나섰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정전 발생 11시간 후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정전의 원인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모든 가정과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잠재적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민들에게 “(원인에 대해) 섣부른 추측은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양국 모두 네트워크 복구 작업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엑스에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의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정부 관계자는 정전에 대해 “배전망 문제”로 추정하고 있으며, 포르투갈 전력업체는 유럽 전력 시스템 전반의 문제라고 설명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루이스 몬테네그루 포르투갈 총리는 “모든 정황상 스페인에서 문제가 발생했음을 시사하지만 단정 짓지는 않겠다”며 “포르투갈은 원인 제공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에너지 위기관리 사무소를 설립하고, 전력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시민들에게 에너지 소비를 줄여 달라고 요청했다. 포르투갈의 주요 전기·가스 기업 렌(REN)은 이날 밤부터 전력망이 점차 균형을 되찾고 있으며, 29일부터 일반적인 전력 공급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