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1년짜리 누가 들어요"…내달부터 바뀌는 펫보험 '외면'

  • 5월부터 펫보험 1년 갱신·자기부담 최대 30%로

  • 매년 갱신해야…건강한 반려동물 가입 유인 없어

  • 보험업계 "당분간 펫보험시장 반등 쉽지 않을 것"

[사진=ChatGPT]
[사진=ChatGPT]

펫보험이 소비자는 물론 보험설계사 사이에서도 외면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당국의 개편안에 따라 내달부터 가입자 부담금이 높아지고 갱신 주기도 1년 단위로 바뀌게 되면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펫보험은 가입 주기가 1년으로 짧아진다. 자기부담금은 최대 30%까지 늘어나고, 최소 자기부담금도 3만원 이상으로 바뀐다. 당국이 기존의 최장 20년(평생) 보장 상품은 자칫 과잉치료를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업계는 손해율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펫보험 시장 위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무리 어린 나이에 펫보험에 가입해도 매년 가입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건강한 반려동물은 가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장점이 줄어들자 일부 중소형 법인보험영업대리점(GA)에서는 아예 펫보험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 중소형 GA 대표이사는 "그렇지 않아도 비싼 보험료와 한정된 보장 범위로 소비자 만족도가 크지 않았는데, 개편 이후 소비자 유인책이 더 줄었다"며 "설계사들에게도 펫보험 판매를 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설계사들이 받는 수수료가 적다는 점도 펫보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대형손보사들이 펫보험 판매 수수료를 사상 최대 규모인 700%를 내걸었을 때도 설계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대형 GA 설계사는 "5세 말티즈 기준 보험료가 7만원대라고 가정했을 때 역대 최고 수수료인 700%를 적용하면 49만원 수준"이라며 "건강보험 상품이나 생명보험 상품을 파는 게 벌이로는 더 낫다"고 설명했다. 펫보험은 고객에겐 비싸고 설계사들에겐 돈이 안되는 상품인 것이다.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개편안 적용 시점과 맞물려 펫보험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펫보험 가입자는 몇 년 째 1~2%대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수는 약 800만 마리인데 지난해 말 기준 10대 손해보험사의 보유계약건수는 16만2111건에 그친다.

대형 손해보험 관계자는 "당분간 펫보험과 관련한 판매 프로모션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정부 당시 펫 문화 활성화를 위한 제도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펫보험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보험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펫보험의 미래 성장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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