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수출 급감, 韓경제 '빨간불'...미중 무역협상 결과 '촉각'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를 둘러싼 안개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흔들리는 동시에 내수 회복도 요원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보인 만큼 수출 부진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수출은 부진, 내수도 침체…KDI '경기 둔화' 시사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월 경제 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KDI는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경기 하방 압력 확대' 등의 표현을 사용해 왔지만 5월 들어 이보다 강한 경고성 표현인 '경기 둔화' 표현을 사용했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출도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른 통상 여건 악화로 대(對) 미국 수출이 급감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이상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이 29% 급락했던 2020년 10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5월 초 '황금 연휴'로 전년 대비 조업일수가 줄어든 데다 미국발 관세 전쟁의 타격이 본격화된 영향을 받았다. 특히 대미 수출은 30.4% 줄어 전체 수출을 끌어내렸다. 중국과 유럽연합(EU), 일본도 수출액이 각각 20.1%, 38.1%, 30% 줄었다. 주요 10개 수출 품목 중 관세 폭탄을 빗겨간 반도체 수출(14%)만 유일하게 수출이 늘었고 9개 품목은 줄었다.

KDI는 "통상 여건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향후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이 대폭 하향 조정됐고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며 대내외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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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양국 90일간 관세 유예..."최악의 상황 면했지만 불확실성 여전"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점이다. 미·중 무역 분쟁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 수출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일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가 일주일 만에 이를 90일 동안 유예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한 중국과는 100%가 넘는 고율 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을 벌여왔다. 

그러던 중 양국은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상대국 제품에 대해 부과했던 고율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뜻을 모으면서 갈등을 일정 부분 봉합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45%에서 30%로 낮추고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25%에서 10%로 인하한다.

미·중 갈등 완화로 우리 수출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미·중 무역협상으로 최악의 상황을 면해 (수출이) 조금씩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수출 회복에 전면적으로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호·보편관세 등이 완화돼야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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