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8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로 나와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새 교황 레오 14세 즉위 미사가 오는 18일 오전 10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미사 중 레오 14세 교황은 교황권을 상징하는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를 착용하며 온 세계를 향해 교황으로서의 직무 시작을 선포한다.
어부의 반지는 예수가 베드로에게 “내가 너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으며, 교황의 사도적 임무를 상징한다.
이어 예수의 12사도를 상징하는 12명의 대표단이 교황 앞으로 나아가 복종을 맹세한다. 추기경 3명과 주교 1명, 사제 1명, 부제 1명, 두 수도회 총원장(남녀 각각 1명), 한 쌍의 부부, 한 소년과 한 소녀 등 모든 교회 구성원이 대표단으로 선발된다.
이후 레오 14세 교황은 미사 강론을 통해 새 사목의 방향을 천명한다. 강론은 전 세계를 향해 평화를 호소하는 내용으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는 첫 일성으로 ‘평화’를 강조했다.
파견 예식과 함께 교황이 광장에서 퇴장하면서 즉위 미사는 마무리된다.
즉위 미사에는 전 세계 200여 개국 정부 대표는 물론 종파를 초월한 여러 종교 지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인 에드워드 왕자, 스페인 왕실, JD 밴스 미국 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참석을 확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염수정 추기경,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무국장 송영민 신부가 참석한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이며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레오 14세를 선출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 참가한 유흥식 추기경과 교황청립 로마한인신학원 원장인 정연정 몬시뇰도 즉위 미사에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은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에 25만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교황청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14일 동방 가톨릭교회 신자들과 만나 “성좌는 항상 적대자들을 마주 앉혀 대화하게 해 모든 사람이 다시 희망을 찾고 마땅히 누려야 할 평화의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동방 가톨릭교회의 여러 교회는 우크라이나,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 전쟁이 진행 중이거나 기독교가 탄압받는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그는 “전쟁은 절대 불가피하지 않다”며 “무기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오히려 늘리기 때문에 잠잠해져야 하고, 잠잠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를 만드는 이들은 평화의 사역자이지, 고통의 씨앗을 뿌리는 자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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