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방탄'을 앞세우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한 공세 수위를 한껏 높였다. 수도권 집중 유세에 나선 김 후보는 이 후보가 최근 테러 위협을 대비해 마련한 방탄유리, 방탄조끼 등을 거론하며 자신은 "경호가 필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와 대척점에 서서 본인의 청렴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20일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을 방문해 이 후보가 유세 현장에 설치한 방탄유리를 언급하며 "방탄조끼 입고, 방탄유리 지금 다 쳐놓고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되겠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본인을 두고는 "경호가 필요 없다"며 "내가 총 맞을 일이 있으면 맞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경호실이 (유세 현장에) 같이 가자고 하는데, 전 경찰 경호도 필요 없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민주당이랑 우리가 같이 형평을 맞춰야 해서 경호를 안 받으면 안 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이후 유세 현장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1번 출구 광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전 방탄조끼는 안 입었다. 방탄유리도 필요없다. 방탄 입법도 필요없다"면서 "자기 자신이 지은 죄를 반성해야지 방탄유리, 방탄조끼, 방탄입법으로 지은 죄를 씻을 수 있나"고 반문했다.
또 서울 송파구 한 식당 앞 유세 현장에서는 "저는 감옥 2번 갔는데 2년 6개월 동안 살았다. 감옥에 앉아 있으면 방탄조끼 입을 필요 없다"면서 "죄 많은 사람은 방탄조끼 입을 게 아니라 가장 안전한 국가 방탄 시설 교도소에서 앉아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후 서울 강동구 광진교 남단사거리에서 진행된 유세 현장에서도 수감 경험을 언급하며 "감옥에 앉아있으니까 누가 총 쏠 일도 없고 두들겨 팰 일도 없고 앉아있는 게 제일 마음이 편하더라"며 "저는 방탄조끼 없이도 마음이 편하고 지하철도 타고 동네 걸어도 마음이 편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마지막 유세 현장인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에선 "지금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허위사실유포죄가 문제 되니 공직선거법을 고쳐서 자기가 죄지은 허위사실유포죄 자체를 없애버리려고 한다"며 "이렇게 자기 죄를 방탄하기 위해 법도 마음대로 뜯어고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독재국가 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김 후보는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에 대한 비판도 거듭 쏟아냈다. 그는 "저는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고 말한 거 없다. 커피 원가가 120원이냐"고 되물으며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래서 어떻게 자영업자를 살린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이 후보를 겨냥해 "방탄 조끼를 입은 사람은 '미군은 철수해도 된다'고 성남시장 때 말했다"며 "미국이 철수하면 우리 대책도 없다. 이건 전쟁을 불러들이는 것"이라고 강조하기 했다. 그러면서 그는 "튼튼한 국방과 한미 동맹으로 평화를 지켜야 한다"며 "(당선 시) 한미 동맹을 강화해서 평화를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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