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KB부동산의 주간 전국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5월 셋째 주(12일 기준)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63.1로 전주 대비 3.5포인트 상승해 4월 둘째 주부터 6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지수는 100 이하로 매도자가 시장에 더 많지만, 최근 반등을 시작한 후 심리 개선 폭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같은 기간 강남 11개구의 매수우위지수는 73.7로 무려 전주 대비 7.2포인트가 올라 지난 3월 가격 상승 기간과 유사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토허제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아파트 매물이 씨를 감춘 가운데 대기 수요 등으로 최근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규제 지역인 강남 일대 집값이 빠르게 급등하는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7% 상승해 17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 중 서초구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0.72%의 상승률 기록했고, 이어 양천구(0.61%), 용산구(0.39%) 등이 뒤를 잇는 등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초구에서는 반포동과 잠원동 일대 고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와 매물 가격이 상승하며 일부 단지에서는 토허제 확대지정 이전보다 높은 가격에서 매매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2차’ 아파트는 이달 17일 전용 68㎡ 매물이 35억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76㎡도 직전 최고가 30억90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오른 32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역대급 규제로 상급지 내 매물이 빠르게 감소한 반면, 대기 수요는 적체된 데다 대출 규제까지 가시화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이 집계한 이날 기준 서울 내 아파트 매물은 8만5738건으로 보름 전(8만3224건) 대비 3% 감소했다. 오는 7월에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기준 기존 대비 0.3%포인트 오른 1.5%의 스트레스 금리도 적용될 방침이다. 주담대 혼합형(고정+변동금리)과 주기형 상품의 스트레스 금리 적용 비율도 상향된다.
DSR 시행을 앞두고 비강남권의 거래가 살아나면서 일대 가격도 마찬가지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대출액 감소 우려로 수요자들이 매입에 나서며 한강벨트 대단지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고 있다. 5월 셋째 주 기준 성동구(0.24%), 영등포구(0.22%), 마포구(0.2%) 등의 자치구는 모두 전주 대비 0.2%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달 16일 마포구 염리동의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면적 84.9㎡ 매물은 23억9500만원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정부도 최근 서울 집값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필요시 서울에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규제 시그널이 매수 심리를 오히려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DSR 규제 전 계약에 나서려는 매입 수요에 이어 특히 규제로 인한 매물 감소와 공급 부족 등 이슈가 여전히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서울에서는 당분간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보다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