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저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추가 제재’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한 전례 없는 공세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의욕을 보이지 않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 법안을 내놓아 이목이 쏠린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푸틴 대통령의 행동에 불만이 많다”며 “그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는데,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을 오래 알았고 늘 잘 지냈지만, 그는 도시로 로켓을 발사하고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며 “난 이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대한 더 많은 제재 부과를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적으로 그렇다”고 단언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24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298기의 드론과 69개의 미사일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8살, 12살 아동과 17살 청소년을 포함한 민간인 1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포로 교환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벌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러시아의 이런 테러 공격은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기에 충분한 사유”라고 적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치권과 유럽연합(EU)도 러시아 제재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 연방 상원에서는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차단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제재 법안이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은 러시아의 원유와 우라늄 등을 구매하는 국가의 미국 수출품에 5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과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먼솔(코네티컷)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또 이 법안은 100명 정원인 상원에서 81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할 정도로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법안에 대한 표결은 빠르면 6월 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이 통과되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과 인도, 이란 등에 원유 등을 수출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러시아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에 대해 “이번 만행은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며 “중국의 지원이 없다면 푸틴의 전쟁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인 짐 하인즈(민주당·코네티컷)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푸틴 대통령에게 최대의 압박을 가해 러시아의 추가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U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로 20여개 은행을 국제결제망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EU는 국제결제망 추가 퇴출과 25억 유로(약 3조9000억원) 규모의 무역 제한 등 제재 패키지를 회원국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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