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난 1분기 실질 소비지출이 뒷걸음질쳤다. 특히 주류와 의류 구매가 크게 줄면서 패션·주류업계 실적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3월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0.7% 역성장했다.
씀씀이가 가장 크게 줄어든 항목은 의류·신발과 주류·담배다. 올해 1분기 의류와 신발 구매액은 1년 전보다 4.7%, 술과 담배는 4.3% 각각 쪼그라들었다.
금액으로 보면 한달 평균 의류 구매액은 지난해 4분기 12만5000원에서 올해 1분기엔 8만5000원으로, 신발은 2만3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술은 1만7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담배는 2만원에서 1만9000원으로 줄었다.

소비자 지갑이 닫히면서 패션업계 실적도 꾸라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0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줄고, 영업이익은 340억원으로 37% 급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3042억원, 영업이익 47억원으로 각각 1.7%, 58% 줄었다.
코오롱 FnC 매출은 2629억원으로 4.1% 감소하고, 영업손실 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한섬은 연결 기준 매출이 3803억원으로 3.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32.9% 쪼그라들었다. F&F 역시 연결 기준 매출이 0.3% 감소한 5056억원, 영업이익은 5.1% 줄어든 1236억원에 그쳤다.
주류업계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하이트진로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6128억원으로 1.3% 줄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매출도 1929억원으로 10.2% 감소했다.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소득 증가에도 지갑을 닫는 경향이 점점 짙어져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지난해 1분기엔 1.4% 느는 데 그쳤지만 4분기엔 3.8%, 올 1분기에는 4.5%로 확대했다. 같은 기간 소비는 3.0%에서 2.5%, 1.4%로 둔화세가 뚜렷해졌다.
대선을 앞두고 최근 잇따르는 먹거리를 비롯한 생활물가 인상이 소비심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소비자들 지출이 더욱더 보수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2분기에도 의류·주류업계 실적 개선은 제한적이며,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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