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기부는 2017년 중소기업청에서 부로 승격된 후 제조업 부흥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성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두고 각 대선 후보마다 정부조직개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가운데 중기부는 차기 정부에서 존폐 위기를 면할 수 있을까.
2일 관가와 정치권에 따르면 가장 먼저 중기부 개편을 공식화한 것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다. 이 후보는 중기부와 산업부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산업에너지부'를 들고나왔다. 정부 조직을 현행 19개 부처에서 13개로 줄인다는 게 골자다.
최근 국회미래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 내용도 이와 유사하다. 연구원은 '산업정책 추진체계 및 정부조직 개편방안' 보고서를 통해 산업부와 중기부를 통합하고 산업정책과 기업정책의 일원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부의 핵심 기능을 다시 배치하고 소상공인 정책은 소상공인청을 신설해 다뤄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중기부는 중소기업 외 벤처·스타트업·소상공인 지원을 총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외청이었던 중소기업청에서 장관급 부처로 격상됐다.
중기부는 독자적인 예산과 정책 권한을 갖게 되면서 항상 뒷전이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 수의 99%를 차지하고 있고, 고용의 81%를 차지한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23일 입장문을 내고 "정책 대상자인 소상공인과 사전 논의 없이 소상공인청 신설방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전국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법정단체인 소공연은 심각한 우려와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반발했다.
거대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중기부와 산업부 통합을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선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상황이 엄중한 시점에서 중기부와 산업부의 통합을 논하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국회 미래연구원에서 내놓은 제안일 뿐, 선거 캠프에서 공약으로 내세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양당 후보의 중소기업 공약을 살펴보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중소벤처를 과학기술과 함께 대한민국 '진짜성장' 5대 과제 중 하나로 혁신 생태계를 확립하겠다고 공언했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중소벤처를 소상공인과 함께 9대 비전 중 하나로 꼽으며 '튼튼 뿌리경제'로 주목했다.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스마트공장과 인공지능(AI) 도입 등 디지털 전환을 공통된 공약으로 내놨다.
이 후보는 벤처스타트업 분야 공약으로는 연간 4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시장을 육성해 '글로벌 4대 벤처강국'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딥테크(선행기술)·핀테크(금융기술) 등 혁신 분야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육성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유니콘 코리아로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오는 2030년까지 모태펀드 재원을 20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팁스(민간주도형 기술창업지원) 2만개사를 육성할 계획이다. 시장 자금 활용을 위해 퇴직연금의 벤처투자 허용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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