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년대쯤 본격화될 거라 예견된 5차 산업혁명 시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만나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됐다. 전 세계를 멈추게 만든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기업들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클라우드, 데이터 인프라,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등 디지털 전환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5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당기는 원동력이 됐다.
클라우드와 데이터 인프라의 구축 및 안정화가 이뤄진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새로운 시대의 중심에는 에이전트 AI가 자리하고 있다. 단순 자동화를 도와주는 기능에서 시작된 AI는 이제 인간의 개입 없이도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데이터 기반의 자율적 판단과 행동을 통해 비즈니스 인사이트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의 원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기업은 물론 개인의 삶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클라우데라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IT 리더의 96%가 향후 1년 내 AI 에이전트의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82%의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사용하고 있으며, 95%는 AI 에이전트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AI 에이전트는 산업을 막론하고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금융 및 보험 분야에서의 이상 거래 탐지 및 투자 자문 지원, 제조업에서의 프로세스 자동화 및 공급망 최적화,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진료 예약 관리 및 진단 지원 등 각종 프로세스 및 하나의 부서 급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자동화 기능을 넘어 주도적으로 요청을 수행할 수 있다면 부서의 경계를 허물고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실제로 가속화할 수 있는 일종의 인지형 도구로서 작용할 수 있다.
머지 않아 개인 역시 비서나 상담원 역할을 수행하는 전용 AI 에이전트를 갖게 될 것이고 쇼핑, 회의 참석, 사적 약속마저 AI 에이전트가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웹사이트나 디지털 채널을 오가는 상당수의 트래픽은 인간이 아닌 AI 에이전트가 될 것이다.
이러한 대변혁의 AI 시대는 IT 리더로 하여금 ‘알고리즘 리더’가 되길 기대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컴퓨팅적 사고’가 필요한 알고리즘 리더는 단순히 기술을 의사결정에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문제를 더 작은 단위로 분해하고 포커 플레이어처럼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요구한다.
하지만 알고리즘 리더는 컴퓨팅적 사고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도리어 인간의 복잡성을 깊이 이해하고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훌륭한 고객 경험을 이해하는 등 ‘아날로그적 감각’도 요구된다.
결국 알고리즘 리더는 자신의 결정이 정답인지보다 그 결정을 어떤 프로세스로 도출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5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는 그때그때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보다, 팀과 조직 전체가 장기간에 걸쳐 고품질의 결정을 평가하고 실행하기 위한 시스템과 모델을 잘 구축하는지를 기준으로 평가될 것이다.
AI는 우리가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AI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정답을 찾는 능력보다 복잡한 현실을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더 나은 결정을 만들어내는 구조와 관점을 먼저 갖춰야 한다.
결국, AI 에이전트의 판단을 뒷받침하는 데이터의 품질, 흐름, 보안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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