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주요국들은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향후 경제·안보 등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한·미 동맹의 굳걷함을 재확인하는 한편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국의 개입을 이례적으로 언급했다. 미·중 간 균형 외교를 추구하는 이 대통령에게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안보·경제 협력 확대를 위한 한·미·일 3자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우리의 상호방위조약, 공유 가치, 깊은 경제 관계에 기반을 둔 동맹에 대한 철통 같은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또 오늘의 전략적 환경의 요구에 부응하고 새로운 경제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역내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적 회복력을 향상하며, 우리가 공유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한·미·일 3자 협력을 계속해서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백악관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는 이 대통령의 외교 접근법에 대해 견제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백악관은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미국 정부 입장에 "한·미 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며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말했다. 동맹국인 한국의 대선 결과에 대한 논평에 이례적으로 제3국인 중국을 언급한 것이다. 이는 루비오 장관의 발언과도 결이 다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무역·반도체 등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에 중국에 대한 '거리두기'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이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 간 균형 외교를 원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견제 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은 새로 출범하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에 주목하며 한·중 관계 개선을 향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고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동반자"라면서 "양국 관계 발전은 양국 인민의 복지를 증진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평화·안정과 발전·번영에 긍정적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중·한 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한다"며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부단히 전진·발전하도록 함께 이끌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日·EU 등도 축하···정상회담 개최 언급도
일본과 유럽연합(EU)도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고 언급하며 "민간을 포함한 한·일 교류를 더 활발히 해 나가고 싶다"면서 "한·일, 한·미·일 협력을 활발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조속히 하는 것이 좋다"며 "양국 정상이 정기적으로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 외교 중요성은 한국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바뀌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유럽과 힌국 간 굳건한 유대를 더 심화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그는 "우리 파트너십은 무역에서 혁신, 국방에 이르기까지 공통된 가치와 관심사를 기반으로 구축돼 있다"며 "함께 규칙에 기반한 국제규범과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수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EU-대한민국 정상회담은 이런 모든 것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전 한-EU 정상회담은 2023년 5월 서울에서 열린 바 있다.
앞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유럽이사회 의장)도 "핵심 동맹으로서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심화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에 대한 공통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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