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신간]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 外

  • 꽃을 공부합니다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로빈 월 키머러 지음. 존 버고임 그림. 노승영 번역. 다산초당.
 
아메리카 선주민 출신 생태학자인 저자는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상품이 아니라 선물로 볼 때, 세계와 나 사이의 관계는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는 무한정 경쟁하고 착취하고 고립되는 대신 존중하고 감사하고 나누며 연결되는 새로운 세계를 꿈꿔 보자고 권한다. 그는 식물들이 내어줌으로써 순환하고 번영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호혜와 상호 연결의 세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자연은 약육강식이나 적자생존의 세계가 아니라 아낌없이 베푸는 존재라고 단언한다.
 
저자는 모든 존재의 중요성을 말하기 위해 동식물명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썼다. 한국어판에서는 이러한 이름에 ‘님’을 붙여, ‘애이여새님’, ‘개똥지빠귀님’ 등으로 번역했다. 저자의 마을 사람들은 주키니호박. 서비스베리, 다 읽은 책 등을 나누며 행복한 미소를 거래하고, 유대감을 형성한다.
 
제인 구달은 추천사를 통해 “키머러는 과학의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접근법이 선주민들의 전통 지식을 통해 어떻게 더욱 풍성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그가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방식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거대한 삼나무와 베리, 비 내리는 숲과 초원의 이미지는 마지막 페이지를 읽은 뒤에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늦여름 더위에 매일같이 호박이 새로 열리면 이곳에서는 남는 것을 보관할 장소를 찾는 게 일이다. 오이만 한 주키니호박은 며칠 만에 야구방망이만큼 커진다. 사람들은 호박을 서로의 우편함에 넣어두거나 주차된 차의 앞자리에 몰래 올려놓는다. 이걸 선물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다. 그보다는 은밀한 공간 확보 경쟁에 가까울 것 같다. 하지만 모두가 텃밭이 있고 주키니호박이 골칫거리인 것은 아니다. 샌디는 일터에서 귀가하는 차량이 멈춰 갓 딴 채소 선물을 저녁거리와 식탁 장식용으로 가져가는 것을 보며 흐뭇해한다. 교환의 화폐는 은밀히 주고받는 미소다.” (59~60쪽)
 
 
꽃을 공부합니다

꽃을 공부합니다=박원순 지음. 사이언스북스.
 
국립 세종 수목원 가드너인 저자는 29가지 꽃에 얽힌 문화사와 과학사를 말한다. 그는 고대 이집트부터, 그리스 로마 시대, 중세와 르네상스를 거쳐 바로크와 빅토리아 시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꽃이 인간의 문명 속에 등장하게 된 배경과 의미, 가치와 상징성 등을 짚어본다. 꽃들의 형태학적, 생태학적, 생리학적 이야기뿐만 아니라 문명사적 맥락도 함께 소개한다.
 
1부 '꽃에서 욕망을 읽다'에서는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꽃들을, 2부 '예술가들이 사랑한 꽃들'에서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예술적 영감을 선사한 꽃들을 소개한다. 3부 '꽃에게 사랑을 묻다'에서는 애절한 사랑과 관련된 꽃들을, 4부 '인간을 달래는 꽃의 힘'에서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 온 꽃들을 소개한다.
 

“이른 봄 수선화가 피지 않는 정원을 상상할 수 있을까? 매년 3월 말이면 추사 김정희 선생 고택 담벼락에 가득 피어난 수선화를 보며, 한 송이 한 송이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를 떠올려 본다. 언젠가는 전쟁이 끝나 우크라이나의 수백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수선화 계곡을 가득 덮은 순백색 포에티쿠스수선화의 장관을 감상하게 될 날도 고대해 본다. 지구 곳곳의 땅속에 아주 오래전부터 자리 잡은 수선화 알뿌리들이 파헤쳐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수선화는 시인과 정원사 들에게 영감을 주며 언제나 지구의 봄을 환하게 밝혀 줄 것이다.”  (2장 수선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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