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도 동의했다"…'일가족 살해' 40대 가장,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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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승용차를 몰고 바다에 뛰어들어 처자식을 숨지게 한 40대 가장이 카드빚과 임금체불 조사 압박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카드빚과 임금체불 조사에 시달리던 40대 건설노동자가 가족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유일하게 생존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자녀 살해와 아내 자살방조 혐의로 구속 송치할 방침이다.

9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지모씨(49)는 지난 2월 노동청으로부터 임금체불 조사를 받았다. 그는 건설현장에서 인부들을 데리고 일하는 중간 관리자 역할을 했지만,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인부들에게 지급할 약 3000만원의 임금을 체불한 상태였다.

여기에 카드빚 등 2억원이 넘는 채무까지 겹치자, 지씨는 삶을 비관하고 가족 동반 자살을 계획했다. 그는 조울증을 앓고 있던 아내 김모씨(49)와 이 계획을 논의했고, 김씨도 이에 동의했다고 진술했다.

계획은 치밀했다. 지난달 22일 전남 무안의 한 펜션을 예약한 뒤, 지씨 부부는 수면제를 준비했다. 수면제는 김씨가 복용하던 기존 약과 새 처방 약에서 나온 것이며, 이를 음료에 타서 자녀들에게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1일 오후 지씨 가족은 목포의 한 공원 주차장에 도착했고, 이튿날 새벽 1시12분경 진도항에서 차량째 바다로 돌진했다. 그러나 지씨는 물속에서 공포심에 차량을 빠져나와 홀로 탈출했고, 인근 도로와 화장실을 지나 야산으로 몸을 숨겼다.

그는 하루 이상 도피하다가 2일 오후, 인근 가게에서 휴대전화를 빌려 형에게 연락했고, 광주로 도주했다가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지씨에게 자녀 살인과 아내 자살방조 혐의를 적용해 구속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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