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 대형마트 삼양식품 라면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양식품이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에 나선다. 제품력에 기반했던 성장 전략을 넘어 생산설비 확대, 글로벌 입지 강화, 소비자 접점 확대 등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하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이달부터 경남 밀양 제2공장을 단계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해당 공장은 총 6개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어 연간 최대 6억9000만개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밀양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삼양식품의 전체 생산능력(CAPA)은 기존 연간 19억4000만개에서 26억3000만개로 35.6% 증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불닭볶음면 수출이 글로벌 전역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생산 확대가 뒷받침될 경우 수출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전량 국내 생산을 기반으로 수출을 이어가며 지난해 식품업계 최초로 ‘7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 라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삼양식품이 책임질 정도로, 수출 실적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의 생산시설 확충은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2월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첫 해외 생산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총 투자비는 약 2014억원으로, 오는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삼양식품은 원주, 익산, 밀양 등 국내 공장만 운영하며 급증하는 수출 물량을 대응해 왔다. 삼양식품 첫 해외 공장인 중국 공장에서는 중국 내수 시장용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삼양식품은 첫 해외 공장을 중국으로 낙점한 이유에 대해 공장 건립 비용 면에서 미국보다 중국이 우위였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에서 한 소비자가 진열된 삼양식품 제품 중 불닭볶음면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만 삼양식품은 미국 내 생산 공장이 없다 보니 업계에서는 미국 보호무역 기조 강화에 따른 수출 차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정부가 관세 장벽을 높일 경우 삼양식품은 미국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미국이 최근 상호관세 조치 90일 유예를 발표하긴 했으나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이에 삼양식품은 사내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수출국 다변화, 원가 절감 등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 매출 비중을 보면 중국과 미주가 각 28%씩이고 아시아가 20%다.
글로벌 행보를 위한 정비는 조직 측면에서도 병행된다. 삼양식품은 오는 4분기 서울 중구 충무로2가에 있는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새 사옥은 연면적 2만867㎡, 지하 6층·지상 15층 규모로, 현재 본사(하월곡동)에서 수용하지 못하던 인력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기존에는 본사 외에 별도 임대 사무실을 활용해왔다. 이번 이전으로 삼양라운드스퀘어 계열사 인력 400여명도 함께 한 공간에 모이게 된다.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사진=삼양식품]
입지 전략 측면에서도 신사옥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글로벌 성장에 맞는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서라도 시내 중심지로의 이전이 필요했다”며 “명동은 글로벌 소비자 접점을 구축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신사옥 일부 공간을 플래그십 스토어나 팝업존으로 활용해 소비자 체험 마케팅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조직·입지 세 축의 개편이 완료되면 삼양식품의 글로벌 전개는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지법인과 밀양공장을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올해도 외형 확장뿐만 아니라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양식품은 인스턴트 면류와 스낵, 소스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가정간편식(HMR), 건강기능식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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