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中 없이 만든다"…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현장 가보니

  • 포스코그룹의 전방위적 '소재 체인' 전략

  • 세계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과의 시너지

  • LMR·Mid-Ni 등 신제품 개발도 가속

  • "심장은 뛰기 시작했다"…광양의 상징적 의미

포스코퓨처엠이 10일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광양 전구체 공장을 준공했다 광양 전구체 공장에서 직원이 제조 공정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이 10일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광양 전구체 공장을 준공했다. 광양 전구체 공장에서 직원이 제조 공정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퓨처엠]

"포스코그룹 차원의 니켈 공급망 구축에 이어 이번 전구체 공장 준공으로 '원료-반제품-양극재'에 이르는 자급체제를 완성했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10일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에서 열린 전구체 공장 준공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구체는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양극재의 원료를 의미한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 정책 변동 속에서 광양 전구체 공장은 국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준공으로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이 완성돼 양극재의 양적 성장뿐 아니라 공급망 측면에서도 질적 도약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9년 연속 무교섭 임금협상 속에 노사가 함께 이뤄낸 성과인 만큼, 앞으로도 혁신과 도전을 이어가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과의 상생에도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광양에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준공했다. 약 6800평 부지에 들어선 이 공장은 고성능 전기차 약 50만대에 들어갈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이번 준공으로 포스코그룹의 '소재 자립' 전략은 한층 현실에 가까워졌다.
 
전구체는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등을 주원료로 하며, 양극재 공정에서 리튬(Li)과 결합해 완성된다. 제조 조건에 민감해 불순물 하나로도 품질이 달라진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그래서 생산 환경은 무균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완전 자동화된 공장 내부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자동 반응기에서 시작된 공정은 혼합기, 필터기를 거쳐 포장까지 대부분 자동화됐다. 각 장비에는 AI와 센서가 부착돼 온도, 농도, 반응 속도를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공정 중간중간, 로봇 팔이 부드럽게 움직이며 전구체를 운반하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사람의 개입은 최소화돼 있었다.
 
전구체 공장은 포스코의 소재 독립 전략의 핵심 거점이다. 그룹 차원의 니켈·리튬 확보 전략과 맞물려, 비중국산 원료 기반의 황산니켈은 포스코가, 폐배터리에서 회수한 니켈은 포스코HY클린메탈이 각각 공급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규제도 이 구조로 대응할 수 있다.
 
국내 전구체 산업은 여전히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구체 수요는 2024년 320만톤에서 2032년 777만톤으로, 전기차용은 같은 기간 231만톤에서 610만톤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러한 흐름을 광양에서 미리 대비하고 있다.
 
광양은 이미 양극재 사업의 중심지다. 연산 9만톤 규모의 기존 양극재 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인근에는 연산 5만2500톤 규모의 하이니켈 NCA 공장도 들어서고 있다.
 
이곳에서는 NCM, NCA, NCMA 등 다양한 양극재가 생산되며, 지난해 3월에는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NCMA 단결정 양극재 양산에 성공했다. 고에너지밀도, 열안정성, 긴 수명을 갖춘 이 제품은 고성능 전기차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Mid-Ni(미드-니켈), LMR(리튬망간리치) 등 신규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MR은 이미 파일럿 생산을 마쳤으며, 올해 대형 계약 수주도 추진 중이다. 현장 실사도 통과해 기존 라인으로 양산 전환이 가능하다.
 
이날 현장에서는 중간중간 해외 바이어들의 통역기 너머로 "인상적이다", "대체 공급망 완성 가능성 있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외신 카메라들은 자동화 설비를 집요하게 담아냈고, 일부는 공정 속도와 품질 기준을 꼼꼼히 체크하는 모습이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100조 양극재 신화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이제 그 심장은 광양에서 뛰고 있다. 그리고 그 심장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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