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6월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남도교육감 선거가 일찌감치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3선 연임 제한에 걸린 박종훈 현 교육감이 불출마하는 가운데, 진보·보수·중도 진영에서 출마를 저울질하는 후보군만 15명을 넘는다는 분석이다. 예비 주자까지 포함하면 최대 2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등 '역대급 혼전'이 예고된다.
보수 진영 '다자 경쟁' 최윤홍 변수 '급부상'
보수 진영에서는 지난 선거에서 0.47%포인트 차로 석패했던 김상권 전 경남도교육청 국장이 재도전을 공식화하며 가장 먼저 몸을 풀었다. 일찌감치 조직 정비에 착수하며 재도전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이 외에도 권순기·권진택·최해범 전 대학 총장, 안상근 가야대 총장, 오경문·최병헌 전 교육국장 등 다수의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며 보수 단일화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이달곤·이군현 전 국회의원도 거론되며, 전국적 인지도와 정치력을 앞세운 '정치권 카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후보군의 다크호스로 떠 오른 인물이 있다. 바로 최윤홍 전 부산시 부교육감이다. 경남 진주 출신이자, 경남교육청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교육부와 경남교육청, 부산교육청 요직을 두루 거친 정책통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남과 부산 출마를 저울질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교육계에 강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진보 진영은 박종훈 교육감의 철학을 계승할 인물을 놓고 내부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진보 진영에서는 송영기 전 전교조 경남지부장, 전창현 경남교육청 교육활동보호담당관, 진영민 공무원노조 위원장 등 3명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들은 교육현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진보 교육의 철학과 실천을 일관되게 이어온 인물들이다.
특히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교육 정책의 방향성이 진보로 기울었다는 점을 호재로 삼고 있다. 중앙정부의 지원과 정책 연계 가능성이 높아진 지금, 진보 후보군은 박종훈 교육감의 '정통성 계승자'로 자리매김하며 중도 표심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중도 성향에서는 오인태 전 창원 남정초 교장과 이충수 경남교사노조 위원장이 거론된다. 이들은 특정 진영에 속하지 않고 현장 경험과 실용적 교육 비전을 강조하면서, 이념보다는 실천 중심의 캠페인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진보·보수 갈등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에게는 '제3의 선택지'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중도 진영의 약점은 상대적으로 약한 조직력과 낮은 인지도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유례없는 다자 구도로 흘러갈 경우, 결선 없는 단일 투표에서 중도 후보가 '캐스팅보트'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일화, 이번에도 '승패의 열쇠'...보수는 조기 논의, 진보는 연말 이후 가능성
이처럼 다자 구도가 뚜렷한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진영 내 단일화'다. 결선 없는 단일 투표제에서는 같은 진영 후보들이 표를 나눌 경우, 상대 진영에 승리를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선거에서도 이 같은 표 분산으로 패배한 사례가 반복됐던 만큼, 보수와 진보 어느 쪽이 먼저 단일화에 성공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의식한 보수 진영은 이미 조기 단일화 논의에 착수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진보 진영은 내부 경쟁이 치열하지만, 박종훈 교육감의 지지층과 정통성을 공유하는 만큼 연말 단일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는 후보 개인의 자질, 정책 비전, 지역 기반, 단일화 여부, 정권 영향력까지 복합적으로 얽히며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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