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식음료(F&B) 브랜드들은 맛을 넘어 경험으로 차별화에 성공하며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는 도넛 본고장이자 글로벌 브랜드 격전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진출하며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LA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에 들어선 노티드 LA 1호점은 개점 한 달 만에 방문객 수 3만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1000명이 방문한 셈이다. 특히 그랜드 오프닝 당일에는 개점 전부터 300여명이 대기하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노티드 고유의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노티드는 화려한 색감과 부드러운 크림 텍스처를 활용해 감각적인 비주얼과 미각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며, 귀엽고 정서를 자극하는 패키지·기념상품(굿즈)으로 소장 가치를 창출했다. 소비자에게 단순한 디저트가 아닌 하루 기분을 환기해주는 '행복한 경험'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감성 브랜딩이 글로벌 소비자에게 통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스마일리·슈가베어·크림버니 등 자체 캐릭터 지식재산(IP)을 중심으로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한국적 라이프스타일 코드를 도넛과 공간에 감각적으로 녹여낸 전략은 글로벌 MZ세대 소비자에게 강하게 작용했다.
노티드 관계자는 "노티드가 제안하는 '일상 속 행복한 경험’이 세대와 국경을 초월해 LA 소비자들에게도 통했다는 점이 가장 의미 있다"며 “앞으로도 도넛이라는 익숙한 매개체를 통해 노티드만의 행복한 감성을 전 세계 소비자들과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K푸드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인하고 있다. 수제 치킨버거 브랜드 맘스터치는 일본 버거 시장에서 글로벌 프랜차이즈와 현지 강자를 제치고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2023년 도쿄 시부야에 1호점을 연 이후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70만명, 누적 매출 약 5억1000만엔(약 5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매장당 매출은 일본 맥도날드 평균의 2배, 모스버거의 7배에 달한다.
이는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를 중심으로 맘스양념싸이순살·치즈 불고기버거·허니갈릭싸이버거 등 두툼한 순살 패티와 특유의 한국식 양념이 현지 소비자에게 차별화한 맛의 경험을 선사한 덕분이다. 삼양식품과 협업한 불닭 소스를 활용한 매운맛 메뉴 '김떡만'은 K푸드 트렌드의 속도감 있는 적용력도 보여줬다.
1인 피자 브랜드 고피자는 2020년 싱가포르에 첫 매장을 연 이후 2023년 창이국제공항 입점을 기점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급격히 확대했다. 현지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상위 3위 업체에 오르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불닭 볼케이노·강남 불고기 피자 등 한국식 맛을 현지화해 K푸드 매운맛을 조합한 피자를 선보이고, 맛·속도·편의성을 결합한 전략으로 싱가포르 소비자 요구에 부합한 덕이다. 고피자는 향후 3년간 싱가포르 매장을 8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이곳을 거점으로 동남아와 중동, 인도 시장에서 '1인 1피자' 경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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