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G7서 첫 무역협정 서명...韓 참고사례될까

  • 영국산 車 연간 10만대 10% 관세...철강·알루미늄 제품엔 '최혜국 관세' 쿼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새로운 미·영 무역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하며 90일간 유예한 이후 개별 국가와 협정을 최종 타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영 협정에서 미국이 고율 관세(50%)를 부과해온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일정 할당량을 기준으로 관세를 인하하기로 하면서 향후 한·미 무역협상의 참고 사례가 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는 이날 캐나다 앨버타주의 휴양도시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새로운 미·영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에 대해 연간 10만대를 할당량(쿼터)으로 정해 25%가 아닌 10%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 미국이 외국산 차량에 부과하고 있는 25% 관세보다 낮은 수준이다. 영국산 철강·알루미늄 및 그 파생 제품에 대해서도 쿼터를 정해 관세(50%)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다만 철강·알루미늄의 세부 쿼터 설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영국은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미국산 에탄올, 소고기, 기계류,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고 100억 달러(약 13조6160억원) 규모의 보잉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공급망 보안 및 생산시설 소유권 관련 미국의 조건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방금 서명했고, 끝났다. 양국 관계는 환상적”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도 “자동차 관세와 항공우주 분야에 매우 중요한 합의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은 한국 입장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사례다. 한국은 트럼프 1기 당시인 2018년 미국과 철강 관세 문제를 두고 협상한 끝에 2015~2017년 3년 평균 수출 물량의 70% 물량에 대해 면제받은 바 있다. 이번 영국 사례처럼 쿼터 기준이 설정될 경우 한국 역시 추가 협상을 통해 쿼터제 조건 하에 관세 인하 등을 요구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멕시코도 미국과 철강 쿼터제 도입을 놓고 협상 중인데 트럼프 1기 때보다 상한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일본·유럽연합(EU)과 관세 관련 회동을 진행했다. 다음 달 8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마감 시한이 임박하면서 각국은 고율 관세의 즉각 적용을 피하기 위해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가장 먼저 G7 의장국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와 회동했다. 이후 캐나다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30일 이내에 관세와 관련해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약 30분간 회담했다. 일본은 25% 자동차 관세와 24% 상호관세 철회를 요구하면서 대미 투자 확대를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5~17일 일정으로 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이란 충돌 사태를 이유로 일정을 하루 앞당겨 조기 귀국했다. 이에 따라 G7 비회원국이지만 초청된 이재명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등과의 정상회담은 성사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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