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소위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지금은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란이 민간인이나 미군을 겨냥해 미사일을 쏘는 것은 원치 않지만 우리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이란 상공에 대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를 확보했다”며 “무조건적으로 항복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하메네이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우리는 테러리스트인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정권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우리는 시오니스트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며 “전투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기습 공습 이후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부 이란 반체제 매체에서 그가 지하 벙커에 가족과 함께 은신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엿새째 서로를 향해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고 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크고 작은 폭발이 잇따랐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전투기 50여 대를 동원해 이란 내 원심분리기 생산시설과 지대공 미사일 관련 무기 공장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미군은 최근 중동 지역 전력을 대폭 증강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군이 F-16, F-22, F-35 등 전투기와 군용기를 중동에 추가로 배치해 중동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실제로 군사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미군 자산을 활용하는 방안을 점점 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반면 외교적 해법에는 점점 냉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 역시 미국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시설 중 특히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인 포르도에 대한 공습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NSC) 직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개입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B-2 스텔스 폭격기에 대형 관통폭탄 ‘벙커버스터(MOP)'를 탑재해 포르도 지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거나 이란 내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이스라엘군에 대한 공중 엄호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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