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운드 위 땀과 열정을 쏟는 선수들의 이슈를 토대로 다양한 면을 살펴봅니다. '주목! 이 선수'는 인터뷰·기록·선수 인생 등을 활용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두산 베어스 투수 박신지가 깜짝 승리를 따냈다. 두산이 성공적인 지명을 했다고 평가받는 2018년도 드래프트에서 또 한 명의 성공 사례가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박신지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3회 구원 투수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는 박신지의 올 시즌 첫 승이자 2022년 5월 12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약 1139일 만에 따낸 승리라 더욱 값졌다. 더욱이 이날 승리는 하늘이 도왔다. 강우콜드로 경기가 끝이 났기 때문이다.
사실 박신지는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선수다. 경기고 시절 마른 몸에도 강속구를 던지며 2018년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제구력 난조 등으로 인해 1군에서 별다른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는 도중 입단 동기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며 KBO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차 지명자인 곽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성장했고, 자신보다 늦게 지명을 받았던 '2라운더' 정철원(현 롯데 자이언츠)은 '필승조'로 성장해 2022년 KBO 신인왕을 차지했다. 올해는 롯데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3라운더'인 김민규도 과거 플레이오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등 두산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아울러 올 시즌 '4라운더' 전민재까지 롯데로 이적해 맹타를 휘둘러 팀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에 박신지가 각성한 것일까. 올해 그가 달라졌다. 그동안의 불안했던 모습과 달리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그는 22경기에 출전해 3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호투 중이다. 이러한 활약에는 폼을 바꾸는 박신지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앞서 그는 고개가 과하게 흔들리는 등 투구폼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왔다. 결국 박신지는 지난 겨울 일본 캠프와 퓨처스(2군)에서 투구폼을 수정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완전히 다 뜯어고쳤다"고 털어놨다.
가능성만큼은 일찌감치 인정 받았던 박신지가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박신지까지 폭발한다면, 향후 두산의 2018년도 드래프트는 과거 '두산 왕조'의 초석이 됐던 2009년도 드래프트(허경민·박건우·정수빈·유희관)와 비견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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