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서비스 업계가 오랜 숙원 사업인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위해 대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급증하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해 공공·금융 영역을 중심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LG CNS 등 국내 대표 IT 서비스 기업이 공공 AI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정부 전용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행정안전부의 '범정부 초거대 AI 공통기반 구현' 사업과, 경기도교육청의 교육 업무를 지원하는 'AI-데이터 중심의 경기교육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서 맞붙었다. 그 결과 삼성SDS가 행안부 사업을, LG CNS 경기도교육청 사업을 각각 따냈다.
이들은 과거 공공 정보화 시스템 사업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다. 최근 정부의 AI전환(AX)에 힘입어 공공 AI 사업에서 또다시 맞붙게 된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최근 이들의 공공 사업 수주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SDS는 △행안부의 '지능형 업무관리 플랫폼' 구축 △국회 빅테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을 잇따라 따냈다. LG CNS의 경우 경기도교육청의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비롯해 △외교부의 '지능형 AI 외교안보 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 등 올해 300억 규모의 대형 공공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다.
이들이 공공에 힘을 쏟는 배경은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위한 돌파구로 공공 시장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쌓아온 인적 인프라와 기술적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 영역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IT 서비스 기업 성장의 한계로 꼽힌다. 삼성SDS의 내부거래 비중을 국내 매출액 기준로 환산한 결과 △2022년 78.6% △2023년 80.2% △2024년 79.5%로 80% 대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요 매출처인 삼성전자와의 거래액이 평균 60%를 차지한다. LG CNS의 내부거래 비중은 △2022년 55.8% △2023년 47.9% △2024년 53.9%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 부사장은 "대외 사업 매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현재보다 10% 이상 대외 비중을 늘릴 것"이라면서 "주요 전략 중 하나가 공공 사업을 확대하는 것인데, 브리티 코파일럿과 같은 솔루션을 공공 시장에 제공하고, 금융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삼성SDS와 LG CNS는 각기 다른 차별화 전략으로 공공 AI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SDS는 최근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 △생성형 AI 기반 협업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 △업무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오토메이션' 등 3종의 생성형 AI 제품군에 에이전트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특히 국내 유일의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와 클라우드관리서비스제공사(MSP) 역량을 모두 갖춘 클라우드 사업자임을 내세워 컴퓨팅 인프라도 강조한다.
LG CNS는 LG AI 연구원의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을 기반으로 한 소버린 AI를 강조한다. 엑사원은 한국어 처리 능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수주한 경기교육청과 외교부의 AI 플랫폼 구축 사업 역시 엑사원과 협력해 최적화된 AI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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