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관세 협상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전날 미측과 7차 관세협상을 한 데 이어 28일(현지시간)에는 추가 전화협의까지 가졌다. 다만 기대했던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의 대면 회담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28일 오전 10시부터 15분간, 이어 오후 7시부터 20분 동안 미측 협상 대표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화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전화 협의를 통해 “전날 협의에 이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한 일본과 미국의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무역 확대, 비관세 조치, 경제 안전보장 면에서의 협력 등에 관해 내실 있는 논의를 했다”면서 “계속해서 양측에 이익이 되는 합의를 실현하도록 미·일 간에 정력적으로 조율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열린 관세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지난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캐나다에서 30분간 만난 뒤 처음 열린 것이다. 정상 회담에서는 미국이 수입차에 부과한 25% 자동차 관세를 둘러싸고 미·일 양국 간 인식 차가 여전히 큰 것이 확인됐다. 일본은 자동차 관세 인하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관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7차 관세 협상 후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일본으로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베선트 재무 장관과의 대면 회담을 위해 체류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베선트 장관과는 만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자동차 관세의 전면 면제를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협상 초기 단계부터 관세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에 대한 25%의 추가 관세를 더욱 인상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일본 측은 그동안 액화천연가스(LNG)와 옥수수를 비롯한 미국 상품 수입 확대, 대미 투자 확대 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8일, 이에 대해 “미국이 요구하는 ‘대일 무역 적자 감축’을 위한 결정적인 조치로는 부족하다”면서 “일본은 참의원(상원) 선거가 다가오는 상황이라서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앞서 러트닉 장관은 26일, 협상이 선행되는 10개국 간에 곧 일정한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전망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닛케이는 “일본이 여기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명시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곧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인도를 언급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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