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확보" vs "왜곡된 주장"...고려아연 이그니오 인수 공방 지속

  • 영풍·MBK "美 법원서 페달포인트 핵심 임원 증언 확보"

  • 고려아연 "단순신청 결과일 뿐…법적대응 나설 것"

고려아연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의 이그니오홀딩스 고가 인수 의혹을 둘러싼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의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이그니오 투자 의혹 관련 미국 현지 핵심 인력들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이 지난 16일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 임원을 상대로 한 영풍의 증언 요청을 인용한 데 따른 것이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페달포인트의 주요 임원이자 이그니오 투자에 깊게 관여한 최고재무책임자(CFO) 함모씨를 비롯해, 시니어 매니저 하모씨의 증언을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고려아연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최윤범 회장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미 폐기물 수거 업체인 이그니오를 5800억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에 인수해 회사에는 대규모 손실을 끼치고 매도자에게는 투자금의 약 100배에 이르는 이익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은 영풍이 미국 연방법 제1782조에 따라 한국에서 진행 중인 주주대표 소송에서 사용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법원에 사법적 협조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법원은 영풍의 증거개시 신청에 대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실제 결정문에서 "페달포인트의 재무자료는 이그니오가 과대평가된 가격으로 인수됐음을 보여줄 수 있으며 (고려아연의) 이사들이 거래에 대해 적절한 실사를 하지 않았거나 또는 의도적으로 부풀려진 기업 가치를 수용했음을 입증하는 것에 기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영풍 관계자는 "이번 미국 법원의 결정으로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단순히 증거개시를 허용하는 차원을 넘어 이그니오 인수와 관련된 핵심 경영진의 진술까지 얻게 됨으로써 이그니오 인수 의혹을 규명하고 고려아연 이사회의 책임을 밝히기 위한 주주대표소송을 보다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결정적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반면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왜곡된 주장이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영풍 측이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신청서를 낸 디스커버리(Discovery) 절차와 관련해 마치 세부 내용에 대한 법적 판단이 내려진 것처럼 왜곡된 주장을 펴고 있다"며 "해당 절차는 신청인 일방의 주장만을 청취해 최소한의 필요 요건만 갖추면 허가를 내주는 절차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영풍 측이 제출한 서류의 기본요건만 검토해 이뤄진 디스커버리 절차에 대해 이의신청 및 효력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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