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 회장은 31일 '노동조합법 개정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경영계의 제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없이 노동계의 요구만 반영해 법안이 통과된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손 회장은 "환노위를 통화관 노조법 개정안은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 결정할 수 있는 지위라고 확대하고 있다"며 "이 경우 수십, 수백개의 하청업체 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경우 원청사업주는 건건이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 경제는 미국 관세정책과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수출이 부진하고, 내수도 큰 폭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올해 성장률이 1%에도 미치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란봉투법까지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통과되면서 산업현장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원청기업을 대상으로 한 하청노조의 파업이 빈번하게 발생하면 원청기업은 협력업체와 거래를 단절하거나 해외로 사업체를 이전할 수 있어 걱정"이라며 "그로 인한 피해는 중소·영세업체 근로자들과 미래세대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개정안은 노동쟁의 개념도 확대하고 있다"며 "현행법은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안만이 쟁의행위 대상이 되지만 개정안은 기업의 투자 결정이나 사업장 이전, 구조조정 등 사용자의 고도의 경영상 판단사항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어 사용자의 경영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금이라도 국회는 노조법 개정을 중단하고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사 간의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최소한의 노사관계 안정과 균형을 위해서라도 경영계의 대안을 국회에서 심도있게 논의해 수용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HD현대, LS 등 기업인들도 참석해 사회적 대화를 이어가자고 입을 모았다.
정상빈 현대차 부사장은 "예견되는 문제가 있다면 서로 대화를 하고 논의하는 과정 속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이번에는 절차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것 같다"며 "노사 간 충분한 대화를 통해 사전에 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태정 삼성전자 상무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의 글로벌 경쟁이 격화한 만큼 경영상 의사결정과 유연성이 상당히 중요해진 상황인데, 노사관계 등 내부 불확실성이 가미된다면 향후 미래 경영위기 상황과 불확실성을 어떻게 극복할지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박명식 HD현대 상무는 "조선사업은 수년간 불황을 겪다가 이제 겨우 정상화되는 상황"이라며 "노조법 제2·3조 개정은 일정부분 필요한 부분이지만, 충분한 사회적 대화 없이 급격하게 나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팽수만 LS 상무는 "오늘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은 여러 의미가 있지만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으로 넘어는 상황을 맞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과정에서 우리나라도 국익을 위해 어떤 판단을 해야할 지 고민을 많이해야 할 시점이며, 노란봉투법과 관련해서도 서로 양보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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