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피터 애트워터 지음, 송이루 옮김, 위즈덤하우스.
수십 년간 금융 시장에서 인간 심리를 분석해온 저자는 진짜 변화는 수치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에서 먼저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행동경제학자이자 세계적인 금융 심리 분석가인 저자는 ‘자신감(confidence)’이라는 감정의 미세한 파동이 어떻게 거대한 경제 흐름을 선도하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한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에 필요한 건 완벽한 예측이 아니라, 감정의 지형도를 읽어내는 힘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수십 년간의 연구를 통해, 의사결정의 본질을 꿰뚫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이 프레임워크를 일상에 적용하면, 자신의 선택은 물론 타인의 선택까지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2020년 3월 초에 팬데믹이 엄습하자 도미노 피자 그룹의 주가가 급등했다. 학생들은 이 주가 차트를 보고 다 알고 있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자신감과 음식을 다룬 이전 강의에서 학생들은 ‘이별 후’ 가장 즐겨 먹은 음식을 서로 공유했다. 벤앤제리스 초콜릿 퍼지 브라우니 아이스크림의 뒤를 이어 피자와 중국 음식처럼 몇 분 만에 집 앞까지 배달되는 음식과 지방을 많이 함유한 다양한 간식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 자신감이 떨어지면 식단에도 ‘지금 이곳의 나’라는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반영된다. 건강한 음식 선택과 장기적인 식단 계획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당장 미래가 불확실한데 장기 계획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123쪽)

바이오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저자는 단백질에 대한 필수상식을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현재 과학계는 인간 생로병사의 비밀을 풀 열쇠로 단백질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25년 사이 노벨 화학상 수상의 약 40퍼센트가 단백질 관련 연구였다. 또한 단백질은 ‘기적의 다이어트약’이라 불리는 위고비와 오젬픽을 비롯해 질병 치료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오늘날 단백질 연구가 과학계의 화두가 된 이유와 그 함의를 조명한다. 2장은 단백질이 건강과 질병에 끼치는 영향이 주요 소재다. 치매와 단백질 간의 관계, 노화에 접근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건강 유지에 근육과 단백질이 중요한 이유 등을 다룬다. 3장은 우리 일상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는 영역인 음식 속 과학을 다룬다. 4장은 요즘 가장 뜨거운 주제인 의약품에 초점을 맞춘다. 단백질 연구가 신약 개발에 어떻게 활용·응용되는지 알 수 있다. 5장에서는 바이오 시대의 미래를 점쳐본다.
“최근 과학자들은 스트레스 등으로 단백질의 구조가 변형되어 체내에 축적되면 이것이 원인이 되어 노화가 빨라지거나 질병이 발생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현상을 막아 노화를 조절하려는 연구들이 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신체 내 주요 단백질들의 나쁜 변형을 방지하는 것이 노화를 지연시키고 질병을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54쪽)

발달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 강의노트=백연연, 백미옥, 백혜련, 최문경 지음, 도서출판 사슴별.
이 책은 탐색, 활동, 인식, 언어를 기준으로, 발달장애인이 자신을 표현하고 모임 활동을 스스로 계획하고, 동료 장애인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일상의 활동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제안한다. 특히 성인권의 측면에서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갖고 자립적인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힘을 기르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의 장애인 권리 인식에 대한 흐름과 방향을 반영하여, 성적 자기결정권, 여성 장애인의 재생산권, 장애인의 디지털 인권, 디지털성범죄 예방 등 장애인들이 현실에서 직접 마주하는 이슈들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장애인 기관이나 시설에 종사하는 분들은 물론, 발달장애인 교육 강사, 자조모임 조력인, 보호자, 활동지원사 등을 위해 현장 중심의 새로운 평생교육 모델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역사적으로 장애인에게 강제로 불임시술을 하거나 여성 장애인에게 임신중단을 강요하는 등 장애인의 임신이나 출산, 성관계 등을 금지하고 차단해 온 사례가 많이 있었다. 요즘에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성적 권리의 제한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 주변인이나 장애인 스스로도 자신의 장애가 후대에 이어지는 것에 대한 공포나 죄책감이 있다. 이런 상황은 임신의 당사자인 장애 여성에게 특히나 성적인 실천을 해나가는 데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장애인의 재생산권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성적인 향유와 만족을 얼마나, 어떻게 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제한하지 않고, 장애인이 이 사회에서 존엄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데 핵심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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