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 첫 소환조사 다음 날인 7일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 영부인에 대한 구속 시도는 헌정사상 처음이며 구속이 이뤄진다면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첫 사례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김건희 특검팀이 서울중앙지법에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를 접수했다.
특검은 김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및 공천개입(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청탁(알선수재) 등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증에 자신 있는 범죄 혐의를 추려 신병을 우선 확보한 뒤 추가 조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영장 청구 주요 사유는 김 여사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만큼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특검은 전날 이뤄진 첫 소환조사에서 주변인 진술 및 증거와 김 여사 답변이 부합하는지 확인했다. 이에 김 여사는 "사실과 다르다", "모른다"는 취지로 혐의를 대체로 부인했다.
김 여사는 건진법사 전성배씨 청탁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만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특검팀은 2022년 중순 전씨의 차량이 아크로비스타에 출입한 기록을 확보했다.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김 여사 선물용으로 샤넬백, 6000만원대 그라프 목걸이, 인삼 가루(천수삼 농축액)를 전씨에게 전달한 시기다. 특검은 김 여사가 윤 전 본부장에게 전화해 "인삼가루를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고 말한 통화 내역도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특검팀은 당초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소환도 검토했다. 전날 조사에서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명태균·건진법사 등 주요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바람에 불구속 상태로 재소환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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